하이브·이수만 vs 카카오·얼라인…SM 주가 12만원 선 넘을까?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은 모양새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인수하며 1대 주주가 돼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두 기업의 시너지를 기대하면서도 주가 향방을 단언하긴 어렵다고 분석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에스엠은 전날보다 1만6200원(16.54%) 오른 11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동안 에스엠 주가는 카카오가 2대 주주에 오를 예정이라는 공시가 나온 지난 7일 9만100원(-2.28%), 8일 9만8700원(+9.54%), 9일 9만8500원(-0.2%)으로 등락을 반복해왔다.


이날 하이브는 전날보다 3000원(1.51%) 내린 19만53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지난 7일 18만9500원(+0.37%), 8일 19만7600원(+4.27%), 9일 19만8300원(+0.35%)로 3일 연속 강세를 보이다가 에스엠 지분 인수 소식을 공시한 이날 약세로 돌아섰다. 하이브는 에스엠 최대주주인 이 전 총괄이 보유한 지분 14.8%(352만3420주)를 4228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주당 12만원 꼴이다. 공개매수를 통해 일반 소액주주 지분 25%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공개매수가 완료되면 하이브는 에스엠 지분 약 40%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이번 딜은 양질의 K팝 IP(지적 재산권) 확보가 필요한 하이브와 본인의 에스엠 지분을 제값에 팔고 싶은 이수만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성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수만-하이브 연합이 만들어진 계기는 이수만이 이사회-카카오-얼라인 연합과의 지분 경쟁을 위해 우군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이브가 인수한 에스엠 지분의 주당 가격은 전날 종가보다 약 18% 높다. 업계에서는 하이브와 에스엠의 시너지를 고려하면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연구원은 "에스엠이 IP를 가지고 영업 활동을 했을 때 적정 주가가 12만원"이라고 했다. 이어 "에스엠이 음악산업에서 트렌드를 주도하지 않아 불확실성이 있었지만 IP 활용 관점에서 주당 적정 가치는 12만원 이상 될 수 있다"며 "하이브는 세계에서 음악을 가장 잘 만드는 레이블 중 하나이기 때문에 에스엠의 IP를 활용하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데다 경영권까지 가져와 높은 가격이 아니다"라고 봤다.

하이브가 에스엠을 인수한다면 주가에는 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이브가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등 신규 자금을 조달한다면 주식 가치가 희석되면서 일반 주주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게 된다. 하지만 신규 자금 조달로 인한 주식 가치 희석보다 영업이익 성장 기대감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화정 연구원은 "10% 수준의 신주 발행으로 일부 희석이 발생한다 해도 현재 에스엠의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하이브 입장에서는 40~50% 수준의 영업이익 성장, 15~25% 수준의 EPS(주당순이익) 성장이 가능하다"며 "희석에 대한 실보다는 득이 많다"고 평가했다.


에스엠 주가가 지속 상승할지는 미지수다. 김하정 연구원은 "에스엠 주가는 단기적으로 하방이 형성됐으나 아티스트가 모두 하이브로 계약을 옮기는 등의 상황이 생기면 주가 하락 우려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에스엠 주주에게 돌아오는 이득이 얼마일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