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땡처리엔터는 딩동댕을 받을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

최영균(칼럼니스트) ize 기자

사진제공=MBC 놀면 뭐하니' '

‘놀면 뭐하니’가 새 음악 예능 ‘땡처리 엔터테인먼트’를 시작했다. 다양한 포맷을 시도하는 ‘놀면 뭐하니’는 전임 김태호 PD 시절 트로트 프로젝트 ‘뽕포유’로 새 출범한 프로그램이 자리 잡았다. 이후 싹쓰리, 환불원정대, MSG워너비 등 내놓는 음악 프로젝트가 모두 온라인 음원차트 1위 곡을 배출하면서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했다.

박창훈 PD 체제로 바뀌어서도 WSG워너비가 다시 차트 1위 곡을 배출할 만큼 인기를 얻어 다소 하락세이던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도 했다. ‘놀면 뭐하니’의 음악 예능은 다른 포맷들이 지지부진할 때 시도돼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부활시키는 불패 카드로 활용돼왔다.

‘땡처리 엔터테인먼트’는 기존 것들로 음악 시장을 빠르게 치고 빠지는 활동을 해보겠다는 의미. 유재석이 코로나 팬데믹 초창기 조세호 남창희 양세형 황광희 유병재 등과 추진했던 틴탑의 ‘To You’ 안무와 노래 커버를 원탑이라는 그룹 이름으로 되살려 시도하고, 권리를 갖고 있던 데모곡 ‘밤이 무서워요’를 박진주와 이미주의 주주시크릿으로 공개하는 프로젝트다.

사진출처=MBC '놀면 뭐하니'

‘땡처리 엔터테인먼트’는 시작과 함께 관심이 고조돼 음악 예능 파워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밤이 무서워요’는 녹음 과정을 통해 곡 전모가 공개되자 시청자들로부터 히트곡이 예감된다는 평을 듣고 있다.

평소 ‘놀면 뭐하니’를 통해 코믹한 모습을 주로 보여줬던 박진주와 이미주는 반전 노래 실력으로 관심을 이끌고 있다. ‘밤이 무서워요’는 슬픈 가사와 경쾌한 댄스 멜로디가 반전적으로 결합된 뉴트로 시티팝으로 곡 자체가 귀에 잘 붙으면서도 최신 트렌드와는 색다른 맛이 있어 차트에서 어떤 성적을 기록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원탑은 ‘놀면 뭐하니’에 예능적 측면에서 신선함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재석 정준하 하하 신봉선 이이경 박진주 이미주 고정 멤버로 한동안 유지돼 오면서 굳어있던 웃음 패턴이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특급 도우미로 활약 중인 원탑 멤버들의 합류로 확장돼 새로운 재미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사진출처=MBC '놀면 뭐하니'

다수의 새 멤버가 합류하면서 왁자지껄해지고 활기가 높아졌을 뿐 아니라 원탑 멤버들이 아이돌 상황에 과몰입해 ‘멋짐’을 자아도취하는 모습들은 웃음을 자아낸다. 진짜 아이돌의 춤에 비하면 몸부림 같은 춤 장면들이나 유병재가 이미주를 향한 아이돌 사내 연애 상황극 등 곡 발표와 활동을 준비하는 과정 중 발생하는 볼거리들이 이어지고 있다.

‘땡처리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는 ‘놀면 뭐하니’의 이전 음악 예능 프로젝트와 맥을 같이 하지만 다소 차이도 있다. 앞선 음악 예능은 음악 시장에서 검증된 가수들로 꾸려졌다. 엄정화 김완선 이효리 비 제시 화사 등의 싹쓰리와 환불원정대가 그러했다.

이동휘 이상이 윤은혜 박진주 엄지윤 정지소 등 배우나 예능인 멤버가 있기는 했던 MSG, WSG 워너비도 김정민 KCM 쌈디 원슈타인 박재정 나비 이보람 코타 조현아 SOLE 소연 권진아 HYNN 등 가수로서 정체성이 확고한 아티스트들이 주도했다.

하지만 ‘땡처리 엔터테인먼트’는 멤버들이 이런저런 곡 발표 작업에 참여하기는 했어도 가수는 하하 황광희 이미주 정도이고 이들도 앞선 음악 예능 참가 가수들과는 달리 음악 활동이 예능 출연을 압도하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니까 가수여도 음악인으로서의 정체성은 희석된 멤버들이 채우고 있다.

사진출처=MBC '놀면 뭐하니'

‘떙처리 엔터테인먼트’는 이전 ‘놀면 뭐하니’의 음악 예능에 비해 무게 추가 예능 쪽에 많이 기울어져 있는데 이는 스스로를 짝퉁 프로젝트라고 희화화하는 점에서도 느껴진다. 짝퉁이라는 말이 나온 것은 원탑이 틴탑의 코믹한 버전의 모방 그룹이라는 점과, 주주시크릿도 시크릿쥬쥬라는 아동용 애니메이션이 이미 존재해 그러하다.

‘땡처리 엔터테인먼트’는 ‘놀면 뭐하니’의 전신인 ‘무한도전’을 떠올리게 한다. ‘무한도전’은 멤버들이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표방하면서 각종 무모한 미션 도전에 나서 고생하기를 거듭했다.

‘땡처리 엔터테인먼트’ 역시 ‘놀면 뭐하니’의 기존 음악 예능 프로젝트에 비해 음악적으로 부족한 멤버들이 모여 음악시장 도전에 나선다. 그 평균 이하의 도전 과정에 웃음이 뒤따랐던 무한도전처럼 ‘땡처리 엔터테인먼트’도 ‘놀면 뭐하니’의 다른 음악 프로젝트들에 비해 유쾌한 느낌이 더하다.

사진출처=MBC '놀면 뭐하니'

음악보다 예능이 강화된 ‘땡처리 엔터테인먼트’가 이전 음악 예능들처럼 음악 시장을 장악하는 성적을 이어갈지는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일인 듯하다. 이번 프로젝트가 음악팬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해 짙어진 예능색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땡처리 엔터테인먼트’마저 음악 예능 불패를 계승한다면 ‘놀면 뭐하니’가 앞으로 시도할 수 있는 음악 예능의 폭은 크게 넓어질 것이고 시도도 더 빈번해질 가능성이 있어 그 성적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