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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곳간 거덜냈는데"… 21세기 술탄의 대가 [우보세]

머니투데이
  • 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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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31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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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대선 에르도안 30년 집권 길열려
고인플레에 저금리, 나홀로 친러 외교 지속
외환보유고 이미 '제로'… 리라화 곤두박질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대선 결과가 공식 발표된 2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 그날은 오스만 튀르크 제국의 제7대 술탄인 메흐메드 2세가 이스탄불을 함락한지 570년이 되는 기념일이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대선 결과가 공식 발표된 2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 그날은 오스만 튀르크 제국의 제7대 술탄인 메흐메드 2세가 이스탄불을 함락한지 570년이 되는 기념일이었다.
"'정복자' 메흐메드 2세 이후 최고의 지도자다."

2015년 7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를 진압하자 튀르키예의 한 공무원이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를 가리키며 한 말이다. 그 후로 8년. 에르도안은 실제로 '21세기 술탄'(이슬람제국의 최고통치자)의 길을 걷게 됐다. 지난 28일 대선 결선 투표 결과 에르도안은 52.1%를 얻어 5년 재선이 확정됐다. 추후 5년의 재선이 가능해 도합 30년 장기 집권의 길이 열렸다.

우연의 일치일까. 무라드 2세 사망 후 왕좌를 이어받은 메흐메드 2세의 집권 2기 통치기간도 정확히 30년(1451~1481년)이다. 1453년 메흐메드 2세가 이스탄불을 함락하자 수도를 빼앗긴 동로마 제국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오스만 튀르크 제국은 그 이후로 2세기 이상 전성기가 이어져 아랍 대부분과 그리스, 불가리아, 알바니아 등 발칸반도 국가와 헝가리 지역까지 점령하며 제국을 확장했다.

튀르키예 대선 결선 결과가 공개된 5월 29일(현지시간)은 메흐메드 2세가 이스탄불을 함락한지 570년 되는 날이었다. 에르도안은 트위터에 "아나톨리아(아시아 대륙과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튀르키예령 아시아)가 영원히 튀르키예의 고향으로 남을 것이란 역사적 인장이 새겨진 이스탄불 정복 570주년을 기념한다. 한 시대를 열고 한 시대를 마감한 술탄 메흐메트 칸과 그의 영웅적 군대를 추모한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지난 28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열린 대선 2차 투표에서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지난 28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열린 대선 2차 투표에서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이번 대선은 튀르키예 100년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로 꼽히며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6개 야당이 지지하는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가 승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달랐다. 대지진 참사에 따른 '정권 심판론'을 현직 프리미엄과 최저임금 인상, 연금 인상, 무료 연료·와이파이 제공 등 포퓰리즘 정책이 눌렀다. 민족주의 감성과 역사 인식에 호소한 전략도 먹혔다.

튀르키예가 이슬람 권위주의와 선을 긋고 친서방 노선으로 돌아설 것이란 희망은 물 건너갔다. 튀르키예는 나토(NATO) 회원국이지만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스웨덴의 나토 가입도 거부해왔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한 암묵적 대가로 미국에 F-16 전투기를 요구한다. 경제 정책도 거꾸로다. 물가상승률이 85%(지난해 10월)가 넘는데도 "고금리가 만악의 근원"이라며 저금리를 유지했고, 반기를 든 중앙은행 총재들은 줄줄이 해임했다.

중앙집권국가를 꿈꾼 메흐메드 2세의 야망은 제국에 상당한 재정 부담이 됐다. 수차례에 걸친 화폐의 평가절하, 국가 전매 확대, 사유지 몰수 등은 광범위한 사회적 불만을 야기했다. 에르도안의 튀르키예 민족주의도 대가가 크다. 10년 새 10분의 1로 폭락한 리라화는 그의 재선이 확정되자 사상 최저치를 찍었다. 올해 리라화 가치가 25% 급락해 1달러당 26리라까지 오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JP모건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순외환보유액은 환율 방어 여파로 이미 '제로'(0) 수준이다.

이스탄불에 소재한 컨설팅업체 글로벌소스 파트너스의 아틸라 예실라다는 "공식 자본 통제나 은행시스템에서 심각한 예금이탈이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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