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재용 회장과 있을 땐 꺼주세요"…삼성 '폰티켓' 바람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임동욱 기자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미 기념 만찬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 = 워싱턴 AFP,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폰티켓'(스마트폰 + 에티켓)을 재차 강조했다. 직무에 집중하고, 이동 중 안전사고를 막자는 취지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를 방문한 이 회장은 임직원과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식사에 앞서 참여자들의 휴대전화를 모두 수거했으나, 한 임원급 참여자가 식사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모습이 이 회장에게 포착됐다.

이후 삼성은 전사 차원에서 주요 사업장과 법인 등에 모바일 에티켓 준수 강화 지침을 내렸다. 이 회장의 다음 행선지인 베트남 법인에도 '회의나 식사 때에는 휴대전화를 수거한 뒤 종료 후 다시 나눠주라'는 지시사항이 전달됐다.

이 회장이 사업장을 방문할 때 동선이 겹치는 직원들은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고 신속하게 이동할 것'을 주문하는 권고사항도 전달됐다.

이 회장이 직접 나서 직무나 회의, 이동 중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업무 집중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안전 사고를 줄이자는 취지다.

지난해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사업장 안전을 강조해 왔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공지문을 통해 "회사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며, 사업장 안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주요 사업장 내에서 보행이나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안전 규정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기흥이나 화성, 평택 등 반도체(DS)부문 사업장은 2016년 한 발 앞서 휴대전화 금지규정을 도입했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도 지난해부터 휴대전화 사용 제한 조항이 포함된 '5대 안전규정'을 시행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동할 때나 업무 회의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하게 되면 집중이 안 될 뿐더러 사업장 내 사고 위험성도 높다"라며 "평소 사업장 안전과 직무 효율성에 관심을 기울여 온 이재용 회장이 직접 안전 수칙 준수를 강조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