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순살아파트' 진상규명TF 발족…윤재옥 "필요시 국정조사"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박소연 기자

여당이 시공 단계에서 철근이 빠진 이른바 '순살아파트'와 관련, 당 차원의 진상규명TF(태스크포스)를 발족하고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진상조사 과정에서 필요성이 확인되는 경우 국정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무량판 공법 부실시공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철근누락 관련) 진상규명 조사를 위한 TF를 발족하겠다. 필요하다면 국정조사 추진을 검토하겠다"며 "진상규명 TF 위원장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인 김정재 의원을 선임했다"고 말했다. 당 진상규명 TF는 오는 4일부터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가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전국 91개 단지를 점검한 결과 철근이 누락된 단지는 총 15곳(16.5%)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민간 아파트로 안전 점검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부실공사에 대해 전수조사를 지시하며 이를 '이권 카르텔'로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현재 입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의 무량판 공법 지하 주차장은 모두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설계 오류, 부실 시공, 부실 감리가 이루어졌다"며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건설 산업의 이권 카르텔이 지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철근 누락 아파트에) 이미 입주한 많은 국민들은 계속 살아도 되는지 불안하고 아직 입주하지 않은 주민들은 계약 포기까지 고민하고 있다"며 "파주 운정3지구 임대 아파트는 LH가 철근 누락을 발견하고도 주민에게 알리지 않고 보강공사를 도색작업을 하는 척 속인 일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LH가 전면 사죄하고 사태수습을 약속했지만 자정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부실 규모와 도덕적 해이 정도로 볼 때 LH뿐 아니라 우리나라 주택산업의 구조적 측면을 들여다봐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한다"며 "대통령도 건설산업 이권 카르텔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국민 안전을 위태롭게 만드는 문제라는 점에서 국민적 분노가 크다는 데 방점이 있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권 카르텔 실체에 대해서는 LH 퇴직자들이 몸담은 전관업체 문제가 면밀히 조사돼야 한다"며 "LH 퇴직자가 설계·감리업체에 취업하고 전관업체들이 수주 받아 설계오류, 부실시공, 부실감독이 발생하는 과정은 이권 카르텔의 전형이라 할 만하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LH 땅투기가 일어난 지 얼마되지 않아 아파트 철근 누락사태까지 터진 것을 보면 문재인정부 주택관리 정책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음을 추정해보지 않을 수 없다"며 "필요하다면 지난 정부 국토교통부나 대통령실 정책결정권자를 조사해야 한다. 단순한 기강해이인지 그 이상의 정책적 책임이 있던 것 아닌지 밝히는 것은 지금 정부의 당연한 책임"이라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부실공사 방지 위한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에 대한 입법적 조치 신속 완료하는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피해 주민에 대한 보상에 대해서는 주무부처와 상의하겠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부처에서 전수조사하면서 안전상 문제 있는 것을 어떻게 보완하고 관련해서 입주하고 있거나 예정인 주민들의 민원을 전부 청취해서 아파트별 맞춤형 대책이 나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구체적 답변에 대해서는 부처에서 논의를 통해 정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윤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를 배제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국정조사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국정조사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국정조사 (실시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여러가지 현실적인 것들을 생각할 때 시간을 지체할 수 없을 정도로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진상규명 차원을 넘어서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고 사실 이런 부분은 민생관련 문제라서 여야 합의 국정조사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더불어민주당 입장도 들어보고 판단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