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속이고 혼외자 키운 女…이혼 후 친부 찾아가 "양육비 달라"

/사진=SBS플러스·ENA '고소한 남녀' 방송 화면

남편 친구와 하룻밤 실수로 생긴 아이를 몰래 낳고는 남편과 이혼하게 되자 뒤늦게 아이 친부에게 호적 등재와 양육비를 요구하고 나선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5일 방송된 SBS플러스·ENA 예능 프로그램 '리얼 Law맨스 고소한 남녀'에서는 '세 번째 만남'이라는 주제의 재연드라마가 그려졌다.

/사진=SBS플러스·ENA '고소한 남녀' 방송 화면

의뢰인인 36세 최형준은 10년 전 오토바이 사고로부터 한 여자를 구했고, 알고 보니 그 여자는 친구 윤상엽의 약혼녀 이해나였다.

세 사람이 만난 그날 저녁, 친구는 돌연 어머니 도박 문제로 고향으로 내려가게 됐다. 둘만 남은 두 사람은 만취돼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함께 하룻밤을 보내고 말았다.

그리고 5년 뒤, 최형준은 결혼 후 낳은 아이 약을 구입하러 온 약국에서 친구의 아내가 된 이해나를 만났다. 그는 윤상엽과의 사이에서 아들까지 둔 상태였다.

그러나 최형준은 친구 아들이라는 아이를 보고는 바로 자신의 아이임을 알아봤다. 아이는 진짜 최형준의 아들이었지만 이해나는 "달라질 건 없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대로 남남으로 살자. 이 애는 계속 남편 아이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 후, 최형준은 친구 윤상엽 이해나 부부의 이혼 소식을 듣게 됐다. 아이 친자 문제가 아닌 어머니 도박 문제가 이혼 사유였다. 아이는 이해나가 키우게 된 상황이었다.

/사진=SBS플러스·ENA '고소한 남녀' 방송 화면

최형준은 이해나가 자신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 5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이해나가 만남을 요구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인지 청구 및 과거 양육비 청구를 위해서였다.

5년 전까지만 해도 남남으로 살자던 이해나는 남편과 이혼 후 돌연 최형준에게 "제 아들은 지금 아빠가 없다"며 "친아빠이지 않나. 아들을 친자로 받아주고 과거 양육비 5000만원을 소급해 지급해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최형준은 "5년 전에 각자 남남으로 살자고 약속하지 않았나"라며 "나도 가정이 있는 사람이다. 아이도 있다. 누구 맘대로 내 호적에 올리냐. 단 하루도 아들과 아빠로 지낸 적이 없는데 미쳤다고 양육비를 주냐"며 맞섰다.

MC 김준현은 "무슨 심보냐"고 분통을 터뜨렸고, MC 이지현은 "(이혼 후) 남편도 없어지고 실제 아이 아빠는 최형준이니까. 그래서 그렇게 얘기한 걸로 이해는 된다"고 말했다.

/사진=SBS플러스·ENA '고소한 남녀' 방송 화면

이혼 및 가정사건 전문 변호사 손정혜는 "유명한 재벌가에 인지 청구하고 막대한 상속권을 주장한 사례가 있지 않나. 유명 정치인 중에도 혼외자 스캔들이 있지 않나. 그때 하는 소송들이 인지 청구권과 과거 양육비 청구다.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손정혜 변호사는 "'인지'라는 건 친생자임을 확인하고 인정해달라는 소송이다. 인정되고, 인지 청구가 확정되면 출생 때로 소급해서 친자관계가 성립한다. 내가 알거나 모르거나 혹시 몰랐다고 하더라도 법은 그런데도 불구하고 친자이기 때문에 소급해서 친부에게 의무 부과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까 과거의 (아이 존재를) 몰랐던 기간까지 과거 양육비를 줘야 한단 말이냐며 억울해하지만, 친부의 의무는 소급된다"고 덧붙였다.

손정혜 변호사는 "(출생 사실을) 알지 못해 양육비를 어떻게 하기로 합의를 못 한 사건이 대다수이지 않나. 소멸 시효가 없다.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이 아이가 성인이 돼서 '제 양육비 채권 행사하겠다'고 해도 소멸 시효에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한꺼번에 지급 시 큰돈일 수 있지 않나. 상황에 따라 감액할 순 있다"고 덧붙였다.

손정혜 변호사는 "혼외자 존재를 안 뒤 본인의 가정을 지키고 싶어서 혼외자 등장을 원하지 않지 않나. 그러면 '1억원을 줄 테니 앞으로 나한테 인지 청구권, 양육비, 상속권 주장 안 된다'는 각서를 받는다. 공증까지 받는다. 효력이 없다. '인지 청구권은 일신전속적 권리로서 포기시킬 수 없다'는 게 명확한 판례라서다"라고 말했다.

이에 MC 김용명은 "아까 해나 씨가 '남남'이라고 주장한 건 아무 소용이 없는 거네"라고 반응했고, MC 김준현은 "그 취지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법의 테두리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