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50년 만기 주담대 DSR 우회 우려... 연령대·목적 점검"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시중은행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나이제한을 두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고금리 기조가 시작된 이래로 줄어들던 가계부채가 최근 주담대를 중심으로 다시 늘자 규제를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또 잇단 금융권 횡령 문제와 관련해선 금융사의 대표(CEO)를 비롯해 잘못한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16일 서울 중구 소재 은행회관에서 수출금융 종합지원 방안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시중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에 나이제한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속도라든가 어떤 연령대에서 어떤 목적으로 대출을 받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봐서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지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자 50년 만기 주담대에 나이제한을 적용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우회해 지나치게 많은 대출을 차주에게 공급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이날 김 위원장은 수출금융 종합지원 방안 간담회 자리에서도 이례적으로 "대출한도를 늘리기 위해 50년 만기 대출이 사용되거나, 비대면 주담대에서 소득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일반 상식에 벗어나서 DSR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이 없는지, 상환능력이 부족한 분들에게 과잉 대출을 하고 있지 않은지 신중하게 살펴봐달라"고 은행장들에게 당부했다.

서민의 안정적인 주거공급을 위한 정책모기지 특례보금자리론도 가계부채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이 상품의 금리를 높이면) 젊은 분들이 어려워질 전망"이라면서도 "금리는 시장 상황에 맞춰 매달 조정될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어 횡령 등 은행의 내부통제 문제로 CEO 제재가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잘못이 있으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CEO뿐 아니라 감독당국도 필요하면 잘못된 사람이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의 내부통제 개선안을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BNK경남은행의 560억원대 횡령이 일어났다. 이에 금융당국은 내부통제 개선을 포함한 지배구조법 개정안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개선안에 CEO 처벌과 관련한 내용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