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철거위기 '옛 대전부청사' 매입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조성

대전시가 철거위기에 놓인 중구 은행동의 '옛 대전부청사'를 매입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조성하기로 했다./사진제공=대전시

대전의 첫 시청사로 역사적, 문화적, 건축적 가치가 높은 옛 대전부(大田府)청사가 철거 위기를 모면하고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시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 대전의 핵심 행정·산업·문화공간 역할을 담당했던 옛 대전부청사(중구 은행동) 건물을 매입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키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옛 대전부청사 건물은 1937년 건립된 대전시의 첫 시청사다. 1959년 대흥동 청사(현 중구청사)로 시청사가 이전한 이후에는 대전상공회의소로 활용돼 대전시의 랜드마크이자 시민들의 사랑을 받은 추억의 공간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1966년 민간에 매각된 이후 여러 차례 소유주가 바뀌며 보존과 개발 사이에서 운명의 갈림길을 맞곤 했다. 최근에는 오피스텔을 신축하는 건축계획이 접수된 바 있다.

이처럼 철거 위기에 놓여 있던 곳을 시가 매입해 보존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제2문학관으로 재탄생할 옛 테미도서관, 매입을 위해 한국전력공사와 협의 중인 옛 한전보급소 등과 함께 근대 문화유산을 적극적으로 보전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연면적 2323㎡(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인 옛 대전부청사에 총사업비 440억원(매입비 353억원, 복원 및 리모델링 80억원, 콘텐츠 7억원)을 들여 2026년 상반기까지 복원 및 보수 작업을 완료하고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장소·역사·건물적 가치를 그대로 살려 원도심 내 부족한 문화예술공간이 확충되고 일부는 대전역사관 등으로 조성돼 대전의 근·현대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근대 모더니즘 양식을 반영한 철근콘크리트조 건물로 당시 기술적으로 적용하기 힘들었던 비내력벽 기법과 수직창, 벽면 타일 마감, 높은 층고의 옛 공회당(3층) 등 문화재적 가치가 높아 향후 국가문화유산 등록도 가능할 것으로 시는 전망하고 있다.

노기수 대전시 문화관광국장은 "이곳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되면 옛 충남도청사에 건립될 국립현대미술관을 거쳐 목척교, 소제동 관사촌, 이종수미술관, 헤레디움(옛 동양척식 주식회사), 테미오래 관사촌, 제2문학관까지 연계돼 중앙부처와 대전시, 민간이 함께 조성한 대전의 새로운 역사문화예술 관광벨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