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껍데기' 먹방 했다고 징역 2년?…'이슬람' 인니서도 갑론을박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서울=뉴시스] 이슬람교도인 리나 루트피아와티(33)가 지난 3월 발리에서 "알라의 이름으로"라는 뜻의 아랍어인 "비스밀라(Bismillah)"를 말하고 돼지 껍질을 먹는 영상을 촬영한 후 소셜미디어(SNS)에 업로드했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BBC가 보도했다. 사진은 리나 루트피아와티가 자신의 틱톡 계정에 올린 영상 갈무리. 2023.09.21. *재판매 및 DB 금지

인도네시아 유명 여성 인플루언서가 돼지고기를 먹는 방송을 했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자 국민들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200만명 팔로어를 보유한 리나 루트피아와티(33)는 지난 3월 발리에서 '알라의 이름으로'라는 뜻의 아랍어인 "비스밀라(Bismillah)"를 말하고 돼지 껍질을 먹는 영상을 촬영한 후 자신의 틱톡 계정에 올렸다.

그는 틱톡 팔로어가 200만명이 넘는 라이프스타일 인플루언서로 인도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발리우드 영화를 좋아해 '리나 무케르지'라는 인도식 이름을 쓰기도 한다.

해당 영상은 곧 수백만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면서 비난이 일었다. 한 인도네시아인은 "이슬람교도는 돼지고기를 먹으면 안 되는 줄 알고도 돼지 껍질을 먹었다"며 그를 경찰에 신고했다.

루트피아와티는 당시 다른 지역과 달리 힌두교 인구가 대다수인 발리를 여행하고 있었다. 그는 호기심에 돼지고기를 먹어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최고 성직자 단체인 울레마평의회를 포함해 많은 보수 단체들이 신성모독이라고 비난했다.

결국 검찰은 지난 5월 민족·종교에 대한 적대적 행위이자 증오스러운 정보를 유포한 혐의로 루트피아와티를 기소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87%가 이슬람교를 믿는다. 이슬람교에서는 돼지고기를 먹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법원은 루트피아와티에게 징역 2년에 벌금 1만6245달러(약 2176만원)를 선고했다.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징역형은 3개월 연장될 수도 있다. 재판부는 "특정 종교와 집단에 대한 증오심을 부추길 목적으로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인도네시아 국민은 이 판결에 대해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대다수는 이 여성의 행동을 신성모독이라고 지적하며 재판 결과를 인정했지만 일부는 오히려 부패사건에 대한 처벌보다 더 강한 수준이라며 징역형 선고는 지나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