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예산 삭감 불가피 공감…인센티브·세제혜택은 늘려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5일 주최한 '2024년 국가R&D사업 예산배분 조정결과 관련 연구중심대학 총장 간담회'에서 이광형 KAIST(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11개 연구중심대학 총장들이 국가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했다. 하지만 예산 일괄 삭감으로 이공계 기피 현상이 생길 수 있고, 신진 연구자 지원 등이 끊기면 연구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R&D 예산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면 연구자 인센티브 강화, 세제 혜택 등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광형 KAIST(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은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2024년 국가R&D사업 예산배분 조정결과 관련 연구중심대학 총장 간담회'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이번 간담회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주재로 KAIST를 포함한 5대 과학기술특성화대, 서울대·연세대·고려대·충남대 등 총 11개 대학 총장이 참석했다.


이 총장은 이날 "국가의 긴축재정 정책과 국가의 세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연구비 축소는 피할 수 없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긴축재정이 미래 후진들에게 잘못된 메시지가 되지 않도록 (과학계)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연구자 배려는 처우 개선 같지만 반드시 예산 증액만 의미하는 건 아니다"며 "동일한 연구비에서 연구자들이 인센티브를 더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세금 혜택을 주는 것도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을 잊지 말고 추진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연구원·박사후연구원(Post-Doc), 연구교수, 신진교수 등에게 안정감을 주는 게 중요하다"며 "일부에선 연구비가 줄어들어 인턴을 줄인다는 얘기가 있어 불안해하고 있어 KAIST는 학생인건비, 박사후연구원 비용 등은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R&D 방향 진작 자주 논의했어야…중장기 관점 필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5일 주최한 '2024년 국가R&D사업 예산배분 조정결과 관련 연구중심대학 총장 간담회'를 개최한 모습. / 사진=김인한 기자

이날 11개 대학 총장들은 대체로 R&D 예산 삭감 문제에 공감했다고 한다. 평이한 얘기들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R&D 예산 삭감 전 과학계와 소통하고 이견을 좁혔어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기초연구사업에 대한 학생인건비 지출비율 상향 권고 등의 조치를 정부에 요청했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단순히 내년도 예산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R&D 방향이 논의가 더 진작 자주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단지 R&D 예산 감액 우려 차원에서 일회성 논의가 이뤄져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국가전략기술과 기초연구의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은 필요하다"며 "정부 R&D 정책은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과의 연계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효성 있는 국제공동 연구를 위해선 정부 주도의 탑-다운(하향식) 방식과 함께 연구자 간 네트워크를 통한 바텀-업(상향식) 방식의 병행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구조개혁 진통 이겨내고, R&D 예산 다시 늘리도록 노력"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5일 주최한 '2024년 국가R&D사업 예산배분 조정결과 관련 연구중심대학 총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 장관은 이날 R&D 예산 삭감 문제에 대해 "R&D 예산이 처음 감소하면서 과학계가 느끼는 걱정과 우려가 있겠지만 우리 R&D 시스템이 선도형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불가피한 진통으로 이해해달라"며 "내년 R&D 예산이 전체적으로 줄었지만 구조개혁을 이뤄내고 세계 최고 연구를 지향해 R&D 예산도 다시 늘릴 수 있도록 적극 힘쓰겠다"고 공언했다.

이 장관은 학생 인건비 문제는 직을 걸고 책임지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학생 인건비 문제에 대해선 과학기술 주무부처 장관으로 책임지고 해결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대학에서도 피해를 받는학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와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는 국제협력 R&D에 대해선 "우리도 이미 유수 연구기관과 협력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는 그간 다져온 기반을 바탕으로 소규모 개인 단위의 협력을 넘어 전략기술 중심의 세계적 글로벌 협력을 지원하겠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