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복귀한 한국노총, 노란봉투법·중대법·이중구조 쌓인 이슈

노조법2·3조 개정입법안의 조속한 공포를 촉구하는 운동본부 관계자와 양대노총(민주, 한국노총) 노조원들이 1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노조법2·3조 개정입법안의 조속한 공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1.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대통령 직속 사회적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복귀하면서 노동현안에 대한 노정대화가 재개됐다. 한국노총은 주52시간제의 근로시간 연장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산적한 노사현안에 대한 논의가 뒤따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4일 고용노동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총이 전날인 13일 경사노위 복귀를 선언, 5개월만에 노사정 대화가 재개됐다. 정부가 주52시간 개편에 대해 "연장근로는 노사합의를 전제로한다"는 방향성 제시로 한발 물러섬에 따라 정부와 한국노총, 경영계 등은 근로시간 유연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고용부 안팎에선 근로시간 유연화 논의를 계기로 현재 산적한 노동현안에 대한 대화도 이어질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이 "한국노총은 오랜 시간 우리나라 사회적 대화를 책임져 온 노동계를 대표하는 조직"이라며 한국노총의 노동계 대표성을 인정하고 한국노총도 대통령실의 발표 직후 경사노위 복귀로 화답하면서 협상 테이블은 마련됐다는 해석이다.

근로시간 유연화를 제외하면 현재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이 가장 앞선 현안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노란봉투법을 의결했다. "노란봉투법이 과도한 파업을 조장하고 그에 따른 책임은 면하게 한다"며 반대해 온 국민의힘과 고용부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한 상태다.

한국노총은 그동안 노란봉투법의 조속한 입법과 공포를 주장해왔다. 노동계 일각에선 한국노총이 대통령의 노란봉투법에 대한 거부권 미행사 조건 없이 경사노위에 복귀한 것에 대한 비판도 있다. 거부권 행사가 임박해진 상황에서 다시금 노정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의 노동분야 국정과제 중 하나인 중대재해처벌법 완화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앞서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2023년도 국정감사에서 2024년 시행예정인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에 대해 "신중히 고민해야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유예가능성을 시사했다.

현 정부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산업안전보건 관계법령 정비를 통해 사업장에서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를 처벌하도록 한 중대재해 처벌법의 완화 적용 방침을 밝혔다. 과도한 처벌 규정으로 정상적인 경영활동까지 가로막는 경영계 입장을 수용한 것. 한국노총은 이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을 무용지물로 만든다"며 반발해왔다.

대기업·중소기업, 원·하청, 정규직·비정규직 등 고용 형태나 기업 규모에 따라 근로조건과 임금 격차가 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방안도 해결해야할 숙제다. 고용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해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 중으로 그 동력을 얻기위해 한국노총 등 양대 노조의 참여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노조회계공시 제도 시행에 이은 노사법치주의 확립 등 정부의 노동개혁 방안 등도 향후 경사노위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