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사장 신년 첫 출장지는 '이곳'…올해 수출 총력전 벌인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오른쪽 두번째)이 17일(현지시간) 밀로쉬 비스트르칠 체코 상원의장 등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수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2024년 신년 주요 행보로 체코·폴란드 등 중앙유럽 신규 원자력발전소(원전) 수주 총력전에 돌입했다.

체코는 올해 상반기 중부 두코바니 지역에 최대 1200㎿(메가와트)급 원전 1기를 건설하는 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수원을 비롯한 '팀코리아'는 이번 체코 원전 수주전이 원전 수출 및 생태계 복원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한수원은 황주호 사장이 신년 첫 해외 일정으로 17일(현지시간) 체코전력공사(CEZ) 및 체코 산업부를 찾아 한국 원전의 기술력과 사업관리 역량을 설명하는 등 K-원전 세일즈에 나섰다고 18일 밝혔다.

황 사장은 CEZ와 체코 정부를 상대로 SMR(소형모듈원자로)와 수소에너지 등 차세대 기술개발 현황을 설명한 데 이어 밀로쉬 비스트르칠(Milos Vystrcil) 체코 상원의장을 만나 신규원전 사업의 공정한 입찰을 당부했다.

황주호 사장은 체코 정부·의회와의 면담에 앞서 16일 체코의 대표 원자재 기업인 두산스코다 파워를 찾아 2018년 맺엇던 협력 MOU(양해각서)를 갱신했다. 또 서보헤미아 대학에서는 인력양성과 R&D(연구개발) 공동 추진 MOU를 체결했다.


체코뿐만 아니라 폴란드에서의 원전 세일즈도 이어갈 예정이다. 황 사장은 오는 18일 폴란드 한수원 바르샤바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고 현지 주요 인사와 면담, 폴란드 코닌 신규 원전 사업 수주 활동을 벌인다.

황주호 사장이 신년 첫 해외 행보로 체코-폴란드를 선택한 것은 윤석열정부 출범으로 탈원전 정책이 폐기된 이후 첫 수출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체코 전력당국은 2022년 3월 중부 두코바니 원전에 신규 가압경수로(원료로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고 감속재와 냉각재로 물을 사용해 발전하는 방식) 1기 건설공사 발주를 냈다. 2045~2047년까지 운전 예정인 구형 원자로를 대체하기 위한 것으로 공사금액이 우리 돈 8조원에 달한다. 체코 당국은 이번 신규 원전프로젝트를 포함해 최대 4기까지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 중이다.

한수원은 같은 해 11월 최초 입찰서를 제출한데 이어 지난해 10월 최종입찰서를 제출했다. 프랑스와 미국 등 원전 기업과 3파전으로 수주전이 진행 중이며 체코 당국은 올해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폴란드 역시 신규원전 건설에 속도내고 있다. 폴란드 민간 발전사인 제팍(ZE PAK)과 폴란드국영전력공사(PGE)는 수도 바르샤바로부터 240㎞(킬로미터)떨어진 중부지역 코닌 퐁트누프 지역 기존 화력발전소 부지에 신규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2022년 10월말 제팍·PGE 등과 협력의향소(LOI)를 체결하고 사업타당성 조사 착수에 협력 중이다.

체코 두코바니 혹은 폴란드 코닌 원전 수주 시 우리나라는 2009년 UAE(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수출 이후 15년만에 두번째로 한국형 원자로를 해외에 건설하게 된다. 탈원전 폐기와 원전 생태계 복원 정책의 상징적인 성과인 데다 추가 원전 발주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는 만큼 한수원 등 팀코리아는 중부유럽 지역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