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독점, 시장 잠식" AI에 매달린 플랫폼들...공정위, 정조준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4.03.13. / 사진 = 뉴시스 제공

공정거래위원회가 생성형 AI(인공지능)를 통한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연구에 들어갔다. 최근 주요 플랫폼들이 AI 기술 도입에 나선 가운데 경쟁 당국은 독점적 지위를 구축한 일부 플랫폼의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알고리즘 담합 등 문제를 우려한다. 해외 경쟁당국도 챗(Chat)-GPT 등 AI 기술력을 지닌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소수 플랫폼의 독과점 행위에 주목하고 있다.

4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공정위가 AI 시장 실태조사 연구에 착수했다. 표면적으론 국내 생성형 AI 시장의 현황, 거래구조를 파악하는 작업이지만 속내는 다르다. AI 기술 도입으로 인한 경쟁제한성, 유해한 콘텐츠 생성 등 불공정거래행위 이슈를 발굴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AI 기술을 토대로 한 △콘텐츠 제공자들에 대한 불이익 제공 △시장지배적 지위 고착화 △인접 시장의 시장지배력 이전 △선(先) 개방 후(後) 이용 제한 △알고리즘 담합 △허위·과장·기만적 광고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국내 기업 가운데선 생성형 AI 기술 관련 독보적 지위를 가진 사업자는 눈에 띄지 않는다. 문제는 생성형 AI를 제공하는 해외 사업자들이다. 향후 독점적 지위를 구축한 이후 국내 기업에 시장지배력 남용행위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 가령 AI 사용 비용을 끌어올리고 거래 상대방의 사업활동이나 신규 사업자 진입을 방해할 수 있다.

이미 AI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져가기 위한 해외 플랫폼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대표적으로 아마존은 AI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에 27억5000만달러(약 3조7152억원)를,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우 이미 오픈AI에 130억 달러를 투자했다.


기업 입장에선 AI 기술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시될 수 있다. 경영효율화에 따라 수익성을 끌어올릴 만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다만 주요 경쟁당국들은 시각은 다르다. 이미 경쟁제한성을 우려하고 조치에 나섰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올해 1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등에 AI 관련 투자 파트너십 정보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지난해 7월에는 챗 GPT를 출시한 오픈 AI에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우리나라 공정위의 시각도 같은 맥락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올해 업무 계획상 'AI 정책보고서'를 작성하기로 돼 있다"면서 "연구용역을 6개월 정도 진행한 이후 AI 기술을 통한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정책 방향이나 지침 등 예측 가능성을 시장에 제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