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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야기]건설업자들의 절규

부동산이야기 머니투데이 채원배 건설부동산부장 |입력 : 2008.10.16 10:20|조회 : 1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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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야기]건설업자들의 절규
"한 번만 도와주세요. 회사이름을 이니셜로 처리해 주시면 안 되나요. 저희 정말 죽겠습니다"

요즘 건설사와 관련된 민감한 기사가 나갈 때마다 듣는 말이다. 이런 부탁(?)을 받을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차라리 기사 어느 부분이 잘못됐다고 어필이라도 하면 논쟁이라도 하고 좋으려만 그게 아니니 말이다.

한 때 잘 나가던 중견 건설업체 임원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정부 일각에서 건설사들이 엄살을 부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 "정말 엄살이 아니다"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업장 등 팔 수 있는 건 다 팔려 하지만 잘 안된다"고 말했다. 미분양 해소를 위해 분양가를 내리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얼마나 내려야 할지, 내린다고 팔릴지 확신이 안서 포기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중견 건설업체뿐 아니라 대형 건설사 임직원들도 만날 때마다 힘들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을까. 불과 1년 전만 해도 용인의 신규 아파트가 3.3㎡당 평균 1700만원대에 나와도 서로 사겠다고 난리였고, 올 봄에는 이른바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 열풍까지 불었는데 말이다.

부동산시장이 죽은데다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덮치면서 중견 건설사들은 정부와 가을 하늘만 바라보며 '살려 달라'고 애원한다.

건설사들의 이같은 절규에 대해 의아해 할 소비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부동산 호황일 때 시행·시공을 같이 한 주택업체들이 고분양가로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이다. 그 때 번 돈은 다 어떻게 하고 이제 와서 정부에 손을 벌리느냐고 반문할 만하다. 집값 급등에 가슴 아팠던 서민들일수록 그런 생각이 더 들 것이다.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는 건설사들은 이제 포트폴리오가 뭔지 제대로 알았다고 고백한다. 사실 중견 건설사들은 그동안 부동산 불패신화만 믿고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안 했다. 차입으로 규모를 키웠고, 번 돈은 땅을 사는데 썼고, 면밀한 사업성 분석 없이 해외 건설에 나섰다.

그러나 지금의 사태 책임을 모두 건설사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면서 수시로 바뀌었던 부동산정책과 각종 규제가 시장을 망가뜨렸기 때문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한다면서 리스크는 지지 않고 과실만 따 먹으려고 했던 금융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집값 급등에 흥분했던 주택 소유자 역시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각 경제 주체들의 과거 잘못을 따지면 끝도 없다.

하지만 지금은 누가 잘못했느냐를 따질 때가 아닌 것 같다. 건설업이 이미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기의 건설사들을 어떻게 살릴지 머리를 맞대고 뇌관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루 빨리 진행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정부는 다음주중 분양가 인하 등 건설사들의 자구 노력을 전제로 미분양 아파트 매입, 대출 또는 어음 만기 연장 등의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방안 역시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할 것이라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분양아파트 매입 혜택을 볼 수 있는 단지가 제한적인데다 PF·ABCP(자산유동화 기업어음) 만기를 조금 연장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 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찔끔찔끔 규제를 풀거나 단기적인 금융지원을 해주기보다 시장 실패를 가져왔던 각종 규제들을 풀고 건설사들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건설사들에 한 번의 기회를 더 줘 앞으로 그들이 시장에서 페어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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