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339.17 827.84 1115.30
보합 15.72 보합 6.71 ▼5.1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직선 속에서 잃어버린 곡선은 어디에 있는가

[머니위크]청계광장 / 곡선의 재해석

폰트크기
기사공유
그 무엇도 직선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어떤 목표도 좌절과 방황을 겪지 않고 이루어지는 법은 없다.

-앤드류 매튜스-

사람도 자연도 본래 곡선이었다. 지구도 둥글고 그 안의 생명체들도 둥글둥글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온통 직선으로 바뀌면서 사람들의 마음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오로지 사람의 손이 빚어낸 문명은 직선이다. 기차가 이 땅에 들어온 지도 100여년, 시속 20Km였던 경인선 첫기차보다 15배나 빠른 시속 300Km로 달리는 고속철이 등장했다. 출발지와 목적지만 있고, 과정에서 즐기는 여유는 그만큼 사라졌다. 과거보다 더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행복하지 않은 현대인들에게 곡선이 주는 의미심장함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곡선은 실패를 견디고 재기를 모색하는 힘, 좌절과 절망의 무게를 이겨내고 재도전하는 힘이다. 곡선은 시련과 역경에 직면하면 유연하게 휘어질 수 있는 부드러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곡선은 위기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힘이다.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부드러운 것이 살아남고, 올곧게 버티는 강한 힘도 필요하지만,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휘어지는 부드러움이 더 필요하다. 굽히고 휘어지면 폭풍도 견딜 수 있고, 시련과 역경도 능히 극복할 수 있다. 곡선형 인간은 삶은 정해진 각본대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 자유롭게 보여줄 수 있는 재즈연주라고 생각한다.

둘째, 곡선은 자세를 낮추고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겸손함이다.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성공했어도 자만하지 않는 마음, 언제나 바닥에서 초보자의 마음으로 시작하는 겸손한 자세는 곡선의 마음과 사고에서 나온다. 부끄러워할 줄 아는 능력은 인간이 갖고 있는 가장 소중한 능력이다. 부끄러워 한다는 이야기는 어딘가에 자신을 비춰본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물의 굽힘에서 겸손함을 배울 수 있다. 물은 굽이굽이 흘러서 바다로 간다. 물이 바다로 흘러가는 이유는 '바다'가 다 '받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바다가 이 세상의 모든 물을 다 받아 줄 수 있는 원동력은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세를 낮추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겸손하게 귀를 기울여야 상대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

셋째, 곡선은 가던 길을 멈추어서 즐기는 여유로운 휴식을 의미한다. 곡선은 여유를 갖고 속도를 줄이며, 가끔 멈춰 방향을 점검하는 삶, 그리고 쉼을 통해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삶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곡선형 삶이다. 현대인들은 주어진 목표를 향해 고속으로 질주하는 삶을 반복해서 살고 있다. 어제 보다 더 많은 일을 더 빨리 달성해야 된다는 불안감이 날이 살수록 가중된다. 방향보다는 속도, 멈춤보다는 질주, 느림보다는 빠름을 삶의 가치로 설정해놓고 겉으로 보이는 결과만을 위해 무섭게 달려가고 있다. 시간이 있어도 놀 줄 모르고, 돈이 있어도 쓸 줄 모른다. 더 많이 돈 벌어서 나중에 시간을 내서 놀아도 된다는 생각이다.

직선으로 달려와서 삶은 풍부해졌지만 곡선의 여유를 갖고 삶의 의미를 음미할 시간이 없는 현대인, 결국 풍부속의 빈곤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은 풍요롭지 않다. 영국의 시인 토머스 엘리엇은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사회 속에서 현대인들의 잃어버리고 있는 소중한 가치를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다.

"생활(living)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삶(life)은 어디에 있는가.
지혜(wisdom)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생활은 어디에 있는가.
지식(knowledge)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지혜는 어디에 있는가.
정보(informaiton)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지식은 어디에 있는가."


이 말을 직선과 곡선에 비추어 다시 쓰면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잡담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침묵은 어디에 있는가.
속도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여유는 어디에 있는가.
소란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고독은 어디에 있는가.
직선 속에서 잃어버린 곡선은 어디에 있는가.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