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책 실패, '저축은행 대마필사'(?)

권순우 MTN기자

< 앵커멘트 >
부실을 막기 위해 쓴 금융정책이 오히려 더 큰 부실을 초래했다면 황당한 일이겠죠. 하지만 저축은행 부실에서 실제 일어난 일입니다. 이틀째 열린 저축은행 청문회에서 여야는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정책이 근본에서부터 실패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권순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이틀째 이어진 저축은행 청문회에서는 저축은행 몸집 불리기 정책 실패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로 이어졌다고 지적됐습니다.

이범래 한나라당 의원은 “저축은행을 대규모로 계열화해서 키워 부동산 PF에 몰두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대형사들의 부실이 오히려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5개 저축은행 중 규모가 큰 8개 계열 25개 저축은행의 전체 자산은 56% 수준이지만 PF 대출 자산은 업계 전체의 74%나 차지합니다.

솔로몬, 부산, 한국 등 상위 3개 계열 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은 전체 105개 저축은행의 순손실 5,552억원 중 5,026억원 90%를 차지합니다.

다른 의원들도 저축은행의 규모를 키워 서민금융이라는 본연의 업무를 망각하고 부동산 PF에 몰두하게 한 금융당국의 책임을 질책했습니다.

[인터뷰] 우제창 / 민주당 의원
"PF 대출이 은행들을 대형화 시키고 PF 대출이 급증하게 만들고 경기 침체가 되면서 공멸하게 만들었습니다."

또 부실로 인한 충격을 자기 임기 중에 터트리지 않으려는 금융당국 수장들의 몸사리기도 지적됐습니다.

[인터뷰] 홍재형 / 민주당 의원
"낫 인마이 텀입니다. 내 임기 동안에는 그냥 안하고 넘어 가겠다."

이에대해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은 “당시는 금융위기 이후였기 때문에 금융시스템 안정이 무엇보다 우선됐다”고 해명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