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금감원 검사' 뒤숭숭한 증권가

-ELW 관련 검찰 기소 이어 금감원 때아닌 검사 바람
-파생영업 전반, 채권 가격 담합 의혹까지


주식워런트증권(ELW)과 관련해 검찰의 철퇴를 맞은 증권업계가 이번에는 금융당국의 때아닌 '검사'로 뒤숭숭하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지난 주 이틀간 ELW와 FX마진,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전반적으로 영업 실태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전용선 제공이나 방화벽 설치, 원장 확인 등 최근 ELW 부당거래로 검찰이 지적한 내용도 조사에 포함됐다. 교보증권은 이번 ELW 사건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기소되지 않은 곳이다.

이날도 금감원은 신한금융투자 등 일부 증권사에 파생영업 관련 실태 조사에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들은 아직 금감원의 통보를 받지 않았으나 8월까지 20여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금감원의 검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과거 펀드 사례와 같이 파생상품을 판매하면서 고객의 투자성향을 파악하고 관련 서류를 제대로 징구했는지 등 불완전판매에 대한 점검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머니투데이 2011년 7월 15일자 '금감원, ELW 불완전판매 특별 검사 착수' 참조)


금감원은 또 감사원 요청에 따라 19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국민주택채권 매수 담합 여부 조사에도 나섰다. 지난 달 감사원은 이들 증권사들이 채권 거래로 부당 이익을 얻기 위해 사전에 가격을 담합했다고 보고 금감원과 공정거래위원회, 한국거래소 등에 조치를 요구했다.

현재 우리투자증권이 종합검사를 받고 있는 등 금감원은 일부 증권사에 대한 정례 검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금감원이 대대적인 증권사 점검에 나서면서 증권업계에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정기 검사 일정에 있던 것도 아니고 ELW에서 촉발된 전용선 문제를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자 선물·옵션까지 범위를 넓힌 듯 하다"며 "이미 검찰 기소가 이뤄진 상황인데 금융당국이 뒷짐지고 있었다는 여론을 의식한 점검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ELW에 대해 불완전판매 여부를 조사하거나 채권 가격 담합을 거론하고 나선 것에 대해선 의아한 반응이다.

B 증권사 관계자는 "ELW가 펀드처럼 증권사 창구에서 직원이 추천해서 투자하는 상품이 아닌데 불완전 판매라니 이해가 안 된다"며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ELW 매매를 하기 위해선 투자자 성향 파악 등은 필수로 이뤄져야 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C 증권사 채권 영업 담당자는 "채권은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면서 각 증권사 담당자나 채권 운용 매니저끼리 메신저 등을 통해 서로 호가를 참조하며 내는 게 관례"라며 "이를 통해 부당 이익을 챙겼다고 보긴 어렵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