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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칼럼]이 여름을 보내며

그린칼럼 머니투데이 김수열 아름다운가게 사무처장 |입력 : 2011.08.31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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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칼럼]이 여름을 보내며
막바지에 다다른 여름을 보내는 마음이 착잡하다. 돌이켜보면 이런 황망하고 괴로운 여름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비가 내렸고, 여름다운 볕을 볼 수 있는 날은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정말 비가 내린다는 말만 들어도 지긋지긋했다.

유난스런 비로 인한 피해는 우리 서민들의 삶에 바로 영향을 미쳤다. 농촌에서는 작물이 잘 자라지 않는데다 병에 걸려 시름시름 했고, 가축들도 스트레스를 받아 피해를 입었다. 가뜩이나 부담스런 장보기가 매일 오르기만 하는 물가에 맥이 빠졌다. 건설현장에서 하루 품을 팔아 생계를 꾸리던 분들은 일감이 없어 생계를 위협받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 땅에 올 여름이 괴롭지 않았던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지난 27일은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한 지 꼭 한 달이 되는 날이었다. 당시 계속된 집중호우에 중부지방 곳곳에서 피해가 이어졌다. 특히 서울은 피해가 집중돼 도심 한복판인 강남과 광화문 일대가 맥없이 침수되고, 급기야 우면산이 사방으로 무너졌다. 검붉은 토사에 집들이 파묻히고, 자동차가 건물 위로 내동댕이쳐졌다. 나무는 뿌리가 뽑혀 도로 위로 구르고, 바위덩어리가 집안으로 날아들었다. 그날의 서울은 너무 처참해 내 눈을 의심하고 싶었다. 이 일대는 나 역시 거의 매일 지나다니던 곳이었기에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

우면산 산사태를 비롯한 올 여름 재난의 원인은 전문가들을 통해 밝혀지고 있지만, 결국 하나의 단어로 설명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바로 ‘욕망’이라는 단어다. 산을 깎고, 나무를 뽑고, 물길을 바꾸면서 인간은 자신의 영역을 넓혀왔다.

우면산은 서울 도심과 바로 연결되어 있었으니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의 손을 가장 많이 탓을 것이 당연하다. 이런저런 시설들이 늘어나면서 수차례 산줄기를 파내는 일이 반복됐고, 그 속에서 인간의 욕망은 앙상한 속내를 뻔뻔하게 드러냈을 것이다. 여기를 개발하고 저기를 이용하면 더 경제적이고 더 안락해질 것이라는 욕망. 어떤 이윤이 남고 어떤 효과가 더해질 것이라는 예측. 그런 궁리 속에서 산줄기는 허약해지고 물러져서 급기야 비를 참아낼 수 없게 됐을 것이다.

이젠 환경문제를 어린이들에게 교육할 때, 녹아내리는 빙하에 의지한 북극곰 사진을 더 이상 쓸 필요가 없어졌다. 토사에 파묻힌 서울의 풍경을 담은 지난 7월 28일자 신문 한 장이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공포를 너무나 잘 알면서도 우리가 환경을 위해 과연 어떤 실천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벌건 속살을 내놓은 채 누워있는 우면산의 상처가 말과 계획만 가득하고 실천은 없는 우리들의 환경문제를 대신 아파하는 것만 같다.

방학이 되면 내가 몸담고 있는 아름다운가게로 많은 어린이들이 환경교육을 받으러 방문한다. 왜 물건을 아껴 쓰고, 내게 필요 없는 물건을 기증해 다시 사용해야 하는지 공부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견학을 마치고 돌아가는 아이들에게 신문지를 재활용해 만든 연필을 한 자루씩 쥐어준다. 나무가 아닌 종이를 한 번 더 재활용한 연필을 신기해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 연필에는 아주 간단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작은 연필 한 자루지만, 그 연필로 환경을 위한 아름다운 실천을 그려나가기 시작해 달라는 간곡한 부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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