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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회사채시장 '부익부 빈익빈' 심화

[권다희의 글로벌 본드와치]정크 등급 기업, 회사채 발행 사실상 불가능

권다희의 글로벌 본드와치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입력 : 2011.12.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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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경기 둔화 조짐에 대처하기 위해 통화완화 정책을 채택하면서 글로벌 유동성 자체는 풍부한 상황이다.

하지만 돈이 안전한 곳으로 집중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신용등급이 높은 대기업들은 싼 비용에 쉽게 자금을 빌리고 있지만 부채가 많거나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전세계 채권시장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나뉘고 있다고 전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전세계에서 발행된 채권은 511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했다.

투자부적격, 소위 정크 등급의 기업들은 올해 4분기에 3분기와 같은 370억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올해 4분기 정크본드 채권자들에게 지급되는 회사채 이표(쿠폰)금리는 9.24%로 3분기 9.15%보다 상승했다.

이와 반대로 투자적격 등급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수요가 확대되며 역대 최저 수준의 금리로 돈을 빌리고 있다.

미국이나 독일 국채는 안전한 대신 투자수익률이 지나치게 낮아 투자자들의 수익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글로벌 대기업의 회사채는 부도 가능성이 거의 없으면서 국채보다는 금리가 높아 위험과 수익의 조합에서 가장 매력적인 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적격 등급의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의 이표금리는 지난 3분기 4.23%에서 4분기에는 3.92%로 떨어져 4% 밑으로 내려왔다.

특히 우량 회사채와 정크본드간 격차가 두드러진 지역이 유럽이다.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유럽 국채값 급락으로 이 국채를 보유한 유럽 은행들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 유럽 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한 은행 관계자는 FT와 인터뷰에서 "유럽의 중견기업 회사채가 가장 걱정스럽다"며 "중견기업 회사채를 사려는 자금이 있어도 이 자금을 얻기 위해 중견기업들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당분간 계속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이보다 규모가 더 작은 기업들은 아예 채권시장에 접근할 수 없어 은행 대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유럽 기업들의 상황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흥국 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HSBC는 브라질의 정크 등급 기업들이 내년말까지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1월말 기준으로 브라질의 정크본드 금리는 평균 10.84%로 투자적격 회사채 금리의 평균 5.19% 대비 2배가 넘었다.

크레디트 스위스에 따르면 이 격차는 지난 7월부터 확대돼 2009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현재 21개 브라질 정크본드 금리와 같은 만기의 미국 국채 금리간 스프레드는 1000bp(10%포인트) 이상이다. 스프레드가 10%포인트 이상 확대되면 시장이 스트레스 상황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브라질 정크본드 시장이 냉각되고 있는 원인도 유럽 재정위기 탓이다. 유럽 은행들의 유동성 경색이 브라질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디스는 올해 4분기에 브라질 정크 등급 기업군의 신용등급과 등급 전망을 7번 하향 조정했다.

알렉세이 라미조프 HSBC 브라질 자본시장 대표는 "브라질 정크등급 기업들은 유럽과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로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어려움을 채권시장에서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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