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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2.0]위기의 본질은 패권국가의 부재

경제2.0 머니투데이 김용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 |입력 : 2012.07.02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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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2.0]위기의 본질은 패권국가의 부재
지난 주말 유럽연합(EU) 정상들이 합의한 금융시장 안정대책은 숱한 복병이 도사리고 있기는 하지만 금융위기의 본질적 원인에 대한 해결방향을 제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긍정적 평가를 내리는 이유는 이번 해결책이 유럽 내 패권(헤게모니)국의 역할을 떠맡지 않으려하는 독일을 대신해 유럽 정상들이 공동협력을 통해 위기 차단을 위한 패권국의 역할을 수립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위기 차단을 위한 패권국의 역할이란 무엇보다도 경기 하강에 따라 은행이 신용을 축소하거나 회수하여 경기가 더욱 수축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차단하고 은행이 경기 역행적으로 신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무제한적으로 신용을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일국 내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중앙은행은 ‘최후의 대부자 기능’으로 불리는 무제한적 유동성 공급을 통해 이러한 역할을 하고 세계적 차원에서는 패권국가가 중앙은행의 역할을 떠맡게 된다. 무제한적으로 신용을 공급하고 재정 및 무역적자를 통해 내수를 진작시킴으로써 다른 나라의 상품 수출을 촉진시킨다. 그래야만 패닉과 전염으로 확산되는 금융위기가 안정되고 투자와 고용, 소비의 확대를 통해 경제가 경기수축에서 경기확대로 방향을 틀게 된다. 시장이 스스로 자기보정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라 패권국가의 개입에 의해 비로소 패닉에서 벗어난다. 이 상태가 되서야 기업과 가계도 투자와 소비를 재개한다.

유럽 내 패권국가로서 역량을 갖춘 독일은 그리스, 스페인 등에서 시작된 패닉이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보다는 그리스와 스페인이 스스로 자구책을 통해 이를 극복하기를 요구했다. 자국 내 정치적인 이유로 패권국의 역할을 떠맡는 것을 거부해왔던 것이다.

2차 대전 후 오랫동안 패권국의 역할을 수행했던 미국 또한 직접적 해결에 나서는 것을 자제해왔다. 이론적으로 본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직접 그리스나 스페인 국채를 매입함으로써 유럽발 재정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지금 그러한 역할을 할 만큼 정치적 경제적 역량을 갖추고 있지 않다.

이렇듯 금융위기가 시장의 자기보정기능에 의해서가 아니라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패권국가의 자기희생적 개입에 의해서만 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미국 MIT 경제사학자 찰스 킨들버거의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1929-1939 세계대공황’과 ‘탐욕, 패닉, 폭락’이란 걸출한 저작을 통해 금융위기의 본질과 위기 해결을 위한 패권국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킨들버거의 작품을 보면 지금의 상황은 대공황이 악화되었던 1931년과 흡사하다. 킨들버거에 따르면 대공황의 진원지는 주가폭락이 시작된 1929년 미국 뉴욕시장이 아니라 유럽의 소국 오스트리아에서 발생한 1931년 금융위기이다. 비엔나의 금융 패닉현상이 비엔나 소재 독일계 은행을 통해 베를린으로 확산되었고 런던의 머천트뱅크(오늘날의 투자은행과 흡사)가 독일 은행과 기업에 공급하던 무역금용을 회수함에 따라 유럽과 미국 사이의 국제무역이 중단됐다. 심리적 패닉현상이 각국으로 확산됨에 따라 세계적 공황이 발생했다는 게 킨들버거의 관찰이다. 유럽의 소국 그리스에서 시작된 위기가 독일과 프랑스 은행을 통해 유럽전역으로 확산된 2012년 상황과 유사하다.

지난 주 유럽 정상들의 합의가 지닌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숱한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고 보는 것은 패권국이 등장한 것이 아니라 패권국의 역할을 공동협력을 통해 수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최후의 대부자기능을 유럽중앙은행(ECB)이 하는 것에 대해 과연 각국 중앙은행이 동의할지, 은행동맹을 만들기 위한 유럽조약 개정에 대해 각국 국민이 찬성할지 등 공동협력의 길목에 도사린 장애는 너무나 많다. 때문에 향후에도 금융시장은 기대와 실망을 되풀이하는 모습을 반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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