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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람도 대한민국도... 심판이 문제다

[김재동의 틱택톡]

김재동의 틱, 택, 톡 머니투데이 김재동 기자 |입력 : 2012.08.04 05:12|조회 : 28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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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람도 대한민국도... 심판이 문제다
‘어떻게 저럴수가... 잠도 못자고 봤더니만...’
지천명이 낼 모레니 세상일 새삼스럴 것도 없으려니 했다. 하지만 7월31일 새벽의 나는 억울했다.

내가 그 지경인데 피스트(piste: 펜싱경기장)에 걸터앉은 신아람(26)은 오죽했을까?

런던올림픽 여자 에페 펜싱 개인전 준결승에서 독일의 브리타 하이데만에 5-6으로 패한 신아람. 연장전 1초를 남기고 시계는 멈추었고 결국 하이데만의 공격이 성공하고서야 시계는 움직였다.

경기 전 추첨으로 어드밴티지인 프라이어티(PRIORITY)를 얻어 연장에서도 승부를 못 가리면 승리할 수 있었던 신아람이다. 하지만 마지막 1초는 양측 세 번의 공방이 오가도록 흐르지 않았다. 네 번째 하이데만의 칼이 신아람의 몸통을 찌르고 득점이 인정되고서야 경기가 끝났다.

‘시간외 공격’이란 우리측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신아람은 피스트에 머물러야했다. 억울한 시청자야 팽개치듯 리모콘을 꺼버리고 잠들 수 있었지만 선수는 아니었다. 신아람은 1시간 13분을 머물렀다고 한다. 그렇게 피스트에 덩그러니 남겨진 신아람의 사진은 외로웠고 슬펐다.

수영 박태환도 그랬고 유도 조준호도 그랬다. 정정당당 공평무사를 본령으로 하는 올림픽도 그런 판이다. 억울함을 없애자고 있는 심판인데 정작은 심판땜에 억울해지는 경우가 많다.

신아람의 사진을 보면서 오버랩 되는 영상이 있다. 얼마 전 친구의 괴롭힘을 못 견디고 투신한 한 학생의 마지막 모습. 꽉 막힌 엘리베이터 안에서 서성대는 모습을 담은 CCTV 영상이 다시 가슴을 친다. 얼마나 무섭고 얼마나 외롭고 얼마나 억울했을까? 가해자도 가해자지만 그 가해를 방관한 심판, 학교는 그를 또 얼마나 외롭고 절망적이게 만들었을까?

요즘 부쩍 자의로 삶을 마감하는 이들이 많다. 신문지면 한 귀퉁이는 고사하고 온라인 뉴스 한 줄의 부음조차 전하지 못한 채 죽어가는 사람들. 그렇게 소외된 죽음을 택할 만큼 억울하고 외로운 사연들이 많다는 얘기일 게다.

여전히 어디선가 신 김치에 소주잔을 기울이며 푸념을 늘어놓고 있을 법한 사람들이, 여전히 어느 PC방에선가 새로 나온 스타크래프트에 도전하고 있을 법한 학생들이 지워져가고 있다. 조금만 덜 억울했으면, 조금만 덜 외로웠으면...

심판이 문제다. 선수를 소외시키는 심판이 문제다. 힘센 자에게 유순하고 약자에 냉엄한 법이 문제고 힘센 자에게 주춤하고 약한 자에게 가차 없는 공권력이 문제다. “진술 증거와 공판 조서 등은 고문사실로 증거능력 없음”이라고 2008년 7월 인혁당 사건 재심 무죄판결의 요지가 밝히듯 가끔은 심판이길 포기하고 직접 가해당사자가 되는 국가가 문제다.

이제 곧 대통령을 뽑는다. 나라의 심판위원장을 뽑는다. 연암 박지원의 ‘공작관문고자서’에 나오는 말로 이명비한(耳鳴鼻?: 귀울음과 코골기)이란 말이 있다.(정민교수의 저서 ‘일침’에서 읽었다.) 이명은 제 귀에만 들리고 남은 못 듣는다. 코골음은 남 귀에는 들리는데 저는 못 듣는다. 불통이다.

누가 됐든 이명비한 없는, 두루두루 소통해서 두루두루 소외되지 않게 하는 그런 심판위원장을 뽑고 볼 일이다. 피스트에 홀로 남겨진 신아람 같은 슬픈 국민은 더 이상 없어야 되겠기 때문이다.

하여튼 여기나 저기나 심판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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