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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신한금융 내분사태 2년 뒤

박종면칼럼 더벨 박종면 대표 |입력 : 2013.01.14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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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랑은 시간 앞에서 패배자다. 모든 권력은 역사 앞에서 패배자다. 사랑도, 권력도 영원한 건 없다. ‘신한금융 사태’의 세 주역 라응찬 신상훈 이백순씨가 2년이 흐른 지금 처한 상황을 보면 그 무상함을 절감한다.

그의 삶이 곧 신한은행의 역사이기도 했던 라응찬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치료중임을 내세워 신상훈 전 사장 등의 횡령 배임사건 증인출석을 거부했다. 알츠하이머병 투병 선언은 세상 사람들이 이제 라응찬을 잊어 달라는 호소다. 알츠하이머병 투병이 사실이냐 아니냐는 의미가 없다.

치매를 유발하는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고 선언한 사람이 신한금융의 경영이나 인사에 개입할 리 없다. 행여 개입하려 해도 통할 리 없다. 신한금융그룹 어디에서도 ‘수렴청정’이니 ‘섭정’이니 하는 단어는 발붙일 수 없게 됐다.

신한사태의 또 다른 주역 신상훈 전 사장과 이백순 전 행장은 2년여를 끌어온 법정 공방에 마침표를 찍는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이들은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3년이라는 예상보다 무거운 구형을 받았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한동안 신 전 사장의 복귀론이 돌기도 했지만 현재의 상황이라면 난망이다. 신 전 사장이 최후진술을 통해 “재판에서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남은 인생에 희망이 없다”고 토로했지만 무죄 판결이라는 희망의 빛줄기는 흐릿하다. 무죄판결을 기원할 뿐이다.

2010년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6개월여의 내분 사태 이후 구원투수로 취임한 한동우 회장과 서진원 행장은 라응찬-신상훈 조합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다. 철저히 비정치적이고 무색무취다.

라응찬 신상훈 씨는 경영능력과 함께 출신지역을 연고로 한 정치권력과의 유착을 통해 자신들을 관리해 왔고 은행 경영에도 적절하게 활용했다. 신한금융 사태의 이면에는 권력의 충돌이 있었다.

이에 비해 한동우-서진원 체제는 철저히 탈 정치적이다. 이게 현실에서는 때로 약점이 될 수 있겠지만 금융업과 정치권력의 유착이 초래하는 코스트와 폐해를 감안하면 한동우-서진원 체제의 성공은 매우 중요하다.

한동우-서진원 체제는 가동 첫해인 2011년 사상 최대인 3조원 이상의 순익을 거둔데 이어 지난해에는 어려운 경영 여건에서도 금융지주사 중 최고인 2조5000억원 안팎의 실적을 거둠으로써 주주들의 신임을 얻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힘입어 내분 사태 당시 비우호적이었던 일본 오사카 쪽 주주들로부터도 지지를 받고 있다.

성과중심, 전문성 강조, 탕평의 인사로 내부 결속을 다지는데도 성공했다. 자회사 사장들의 내부 발탁이나 시스템중심의 경영 등이 이를 입증한다. 탕평인사는 라 전 회장과 선을 긋고, 차별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동우-서진원 체제는 국내 금융지주회사들 가운데 가장 잘 소통하고 갈등이 없다는 점에서 특히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임원인사나 M&A, 자회사 설립 등 현안을 놓고 갈등하고 대립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한동우-서진원 체제가 신한금융의 내홍을 곧 바로 수습하고 1등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특히 이는 지금과 같은 정치적 격변기에 외부에 빈틈을 보이지 않고 조직을 흔들림 없이 끌고 가는 원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동우-서진원 체제의 특징이자 강점은 탈 정치성과 소통, 화합이다. 이는 투명한 승계 프로세스를 통해 선임될 후임 경영자들에게도 계속 이어져야 할 전통이다. 진정한 1등이 되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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