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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현칼럼]박근혜정부 내각 인선을 보고

안동현칼럼 머니투데이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입력 : 2013.02.2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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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현칼럼]박근혜정부 내각 인선을 보고
미리 발표된 6개 부처 장관 내정자에 이어 17일 나머지 11개 부처 내정자가 발표됨에 따라 총리 포함 총 18명의 박근혜정부 초기 내각인선이 완료되었다. 다음날엔 비서실장을 비롯해 국정기획수석, 민정수석 및 홍보수석 내정자 명단이 발표되고 어제는 청와대 비서실 인선이 끝났다. 아직 국정원장 및 검찰총장을 포함한 5대 권력기관장의 인선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지만 지금까지의 인선만으로도 대체로 초기 내각의 전체적 구도는 명확해졌다고 볼 수 있다.

장관 후보자들의 출신지를 살펴보면 서울과 영남이 각 6명, 호남, 인천 및 충청권이 각 2명으로 수도권 및 영남 편중 현상이 뚜렷하다. 출신대학은 서울대가 7명이며 연세대와 성균관대가 각각 2명이다. 반면 청와대 수석 비서관 중 5명이 성균관대 출신이다. 더 눈에 띄는 부분은 총 18명 중 11명이 행정고시, 사법고시 등 고시 출신이며 관료출신이 9명으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내각 및 청와대 인선을 성균관대-고시-경기고 출신이 장악했다는 의미에서 성시경 내각이라고 명명했는데 가장 큰 특색은 '전문 관료' 내각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언론이 이번 인사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데 필자의 생각에도 이번 인사는 100점 만점에 60점을 주기도 힘들 것 같다. 먼저 내각 및 청와대 인선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로 인해 결국 박근혜정부가 이명박 내각과 출범하게 되는 상황이 연출되게 되었다. 이렇게 된 원인 중 하나가 조각의 첫 인선인 총리 내정자를 찾는데 너무 오랜 시간을 소요했고 그렇게 인선된 내정자마저 청문회에 서보지도 못하고 언론의 의혹 제기에 스스로 낙마를 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려 검증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 시스템으로 어떻게 국정을 운영할 지 불안할 정도다. 나머지 내각 및 청와대 인선 역시 첫 문제를 푸는데 시간을 다 허비하다 답안지를 걷기 전 부랴부랴 나머지 답안을 쓴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떻게 취임 일주일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까지 인사청문회 한 번 못할 수 있을까?

두 번째, 필자를 포함해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번 조각에서 기대한 건 대탕평과 경제민주화였다. 국민들이 기대한 것도 있지만 당선자가 먼저 대선 기간 동안 이에 대해 누누이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번 인선에서 이런 색채는 발견할 수 없었다. 5년간의 임기에 있어 첫 조각은 이런 거창한 화두가 아니더라도 선거의 패자를 아우르는 것이 필요한 바, 정무적 기능이 요구된다. 패자들의 실패감과 공허함을 끌어안는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을 통해 기반을 다져야 추후 개혁이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링컨 대통령은 변호사 시절부터 자신을 '긴 팔 원숭이' 운운하며 무시했던 정적 에드윈 스탠턴을 공화당 인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방장관으로 임명해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물론 스탠턴이 적임자라고 생각한 면도 있겠지만 전시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리더십은 통합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는 달리 전체적으로 이번 조각은 테크노크러시(technocracy)라고 정의할 수 있다. 테크노크러시는 기술관료지배를 일컫는 것으로 국가를 일종의 기계라고 보고 엄격한 효율성의 기준에 의거해 비능률을 제거하기 위해 테크노크랫(technocrat)이라는 전문 엔지니어에게 운영을 위탁하는 것이다. 합리성, 기술적 통제를 중요시하며 엔지니어의 지식과 사고방식을 갖춘 관료 집단이 지배하는 정치 시스템이다. 막스 베버는 테크노크러시가 관료제(bureaucracy)보다 더 효율성을 중시함으로써 그 장단점을 극단적으로 증폭시킨다고 경고했다. 더불어 하버마스는 정치는 기본적으로 대화의 과정인데 반해 테크노크러시는 이를 망각하고 공동체의 문제를 결정하고 해결하기 위한 장치와 활동을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로 보는 목표 지향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테크노크러시의 대척점에는 의사소통과 통합이 자리 잡는다. 그런 면에서 이번 조각은 그 과정과 결과 모든 면에서 대탕평과는 반대로 방향을 잡았다는데서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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