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단독 예산안 심사·처리 수순 밟나…野 반발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김태은 기자

(서울=뉴스1) 정회성 기자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새누리당의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불참한 가운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2013.11.30/뉴스1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에 이어 2014년도 예산안 역시 새누리당의 단독 처리 수순을 밟게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새누리당은 예산안 처리의 법정기한인 2일 예정된 3일차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민주당이 불참할 경우 단독으로라도 상정해 심사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예결위는 당초 오는 5일까지 대정부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한 뒤 9일부터 예산안 조정소위를 가동하기로 했지만 정책질의 첫날과 둘째날 모두 민주당의 불참 속에 파행했다. 시한이 촉박하게 되지 사흘째인 2일부터는 새누리당 단독으로 예산안 심사를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이군현 예결위원장은 "더이상 예산안 상정을 늦출 수 없다"면서 "다음달 2일 회의에서는 민주당의 참석이 없더라도 정족수가 채워지면 예산안 심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결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광림 의원도 "다음달 2일 예정된 3회차 회의에서는 위원장이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지역구에서는 국회 해산 이야기까지 나오는 마당에 더이상 국민들에게 실망을 끼쳐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치 상황과 상관없이 당장 새누리당 단독으로 심의를 시작하겠다는 의미다.

반면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일방통행식 의사진행과 예산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반발하고 나섰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새누리당은 벌써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날치기 처리에 이어 예산안 날치기의 전주곡인 단독상정을 운운하고 있다. 예산안에 대한 합의상정 없는 날치기 단독상정은 또 다른 국민에 대한 겁박"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원내지도부간 국회운영에 대한 큰 틀의 합의가 선행돼야지만 예산안 논의에도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정부여당이 내놓은 예산안은 하나같이 반민생의 극치"라며 "예산안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확고하다. 4대강 예산 같은 재앙을 국민에게 더 이상 되풀이할 수는 없다. 재벌특혜, 반민생, 월급쟁이 반서민증세는 절대로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새누리당이 예산안 단독 상정 및 심사를 강행할 경우 민주당이 이를 막을 현실적인 방안은 사실상 없다. 국회선진화법이 예산안에 한해 '2015년도 예산안'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황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때처럼 단독 심사해 연말 직권상정해 단독으로 처리하는 것도 현재로선 가능하다.

단, 앞으로 예산안을 심시하려면 예결특위 제안설명, 전문위원 검토보고, 종합정책질의, 부별심사, 예산안 계수조정 소위원회 심사, 찬반토론 등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여야가 그 전에 정치쟁점에 극적으로 합의할 경우 정상적인 예산안 심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