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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그 많던 은행원들은 어디로 갔을까?

명사칼럼 머니투데이 윤용로 외환은행장 |입력 : 2013.12.10 05:30|조회 : 13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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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로 외환은행장
윤용로 외환은행장
1989년에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에서 본 기사는 아직도 기억에 뚜렷이 남아 있다. 당시는 1980년대 초반부터 가속화된 정보통신기술(IT)의 발전이 금융산업에도 빠르게 영향을 미치고 있던 때였다. 특히 영국에서는 이른바 빅뱅이라고 불리는 증권분야의 각종 규제완화 조치가 IT의 발전과 어우러져 금융혁신이 진행되고 있던 시점이었다.

기사는 ‘만약 정보통신기술의 도움이 없다면 영국의 은행들이 처리하는 업무를 위해서는 영국 국민 모두가 은행원이 되어야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금융에 있어서 IT의 영향력을 이 보다 더 극적으로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꽤 깊은 인상으로 남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우리나라는 인터넷 환경이나 스마트폰 보급률 등 IT 분야에서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 힘입어 은행업무 처리에 있어서도 인터넷뱅킹과 텔레뱅킹이 전체 입출금과 자금이체 거래의 47%를 차지하고 있고, 현금인출기(CD)와 자동입출금기(ATM)에 의한 처리가 41%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모바일뱅킹이 가파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러고 보니 점포에서 이루어지는 은행업무는 겨우 12%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렇다면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은행 점포나 직원 수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1980년대나 1990년대 우리나라 은행에는 200여명이 근무하는 대형점포도 상당히 많았고 점포당 50여명이 일하는 것은 보통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규모가 크다는 점포도 직원이 20여명 정도이고 작은 점포는 7~8명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은행산업은 지난해 대출 규모가 2000년 대비 3배나 성장하며 2000년대 들어 우리 금융역사에 기록될 만한 비약적인 외형성장을 이루었다. 이에 따라 점포 수도 2000년에 6,112개에서 2012년에는 7,680개로 26%나 늘어나게 되었다. 당연히 은행권 종사자의 수도 급증했어야 하지만 은행원 수는 12만 명에서 13만7천여 명으로 15% 증가에 그쳤다.

직원 수의 증가세가 점포 수의 증가세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은 점포당 직원의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바로 IT의 발전이 은행업무의 전산화 등 큰 역할을 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실제로 이 시기에 은행권에서는 차세대 전산시스템 개발 등 전산분야의 대규모 투자와 혁신이 함께 일어났다.

결국 IT의 발달은 우리 은행산업의 인력수급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 셈이다. 필자는 IT 산업의 발전이 가져온 인류에 대한 공헌을 폄하하려는 생각이 전혀 없다. 다만 요즘 젊은이들이 직장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힘들어하는 현실과 함께, 번듯한 일자리를 제공해야 할 은행들이 겪고 있는 고뇌가 안타깝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을 뿐이다.

세상만사에는 항상 양면성이 있게 마련이다. 좋은 일에도 나쁜 면이 있을 수 있고, 나쁜 일이라도 좋은 면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하는 자동화기기와 서비스 때문에 우리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2000년대 초반 뉴욕에 있을 당시, 전철을 타기위해 매표소에서 승차권을 사고, 전철 안에서는 검표원 아저씨가 일일이 손으로 점검을 하던 기억이 난다. 뉴욕의 투자여력이나 IT 수준이 우리만 못하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

요즘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는 교통카드 자동발매기와 스피드 게이트를 이용해 아무 직원도 만나지 않고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승차권을 팔던 그 직원분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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