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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차 사는 억대연봉 男텔레마케터

[직딩블루스]텔레마케터 '금남'인 이유는? "女 텔레마케터 절반 싱글맘"

직딩블루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입력 : 2014.03.22 05:30|조회 : 20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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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텔레마케팅 관리자인 A팀장은 남자 텔레마케터 B씨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B씨는 텔레마케팅을 시작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억대연봉'을 받을 정도로 영업력이 뛰어나다.

그는 처음 텔레마케팅을 시작할 당시, 여자 텔레마케터보다 한 두시간 일찍 출근해 그날 전화를 걸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훑어보고 나름의 영업 전략을 짜는 성실함을 보였다. 대부분의 텔레마케터들이 하루 100통이 넘는 전화를 하는데 B씨는 보험계약 성공률이 높은 편이었다. 당연히 성과에 연동한 수당도 높아졌다.

하지만 B씨는 슬슬 딴 생각에 빠졌다. 억대연봉을 받은 첫해 외제차를 구입해 한껏 기분을 내기도 했다. 관리자인 A씨는 "남자 텔레마케터는 일 잘 한다 싶으면 우선은 외제차를 구입하고 본다"면서 "그 다음엔 '내가 여기 있을 사람이 아니다'고 자만한 뒤 창업을 위해 떠나거나, 다른 보험사 영업 관리직으로 이직을 한다"고 했다.

영업력도 좋고 연봉도 많이 받는 남자 텔레마케터가 수년 동안 성실하게 근무할 경우 이유는 딱 한 가지. 바로 사내 연애를 하고 있어서다.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면서 상대 여성이 끊임없이 중심을 잡아주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전직을 한 대부분의 텔레마케터는 사업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설계사를 관리하는 지점에 팀장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 역시 재미를 못 본다. 텔레마케터라는 비대면 영업과 사람을 마주봐야 하는 대면영업은 생각보다 업무환경이 크게 다르다는 얘기다.

텔레마케터는 금남의 직업으로 통한다. 그 이유는 사소한 부분에서 시작된다. 남자 텔레마케터들은 '멀티태스킹'이 안 된다는 것. 여자 텔레마케터들은 고객 응대용 스크랩터를 모디터에 띄워 놓고, 다른 모니터에는 고객에 맞는 보험상품 보장 내역을 띄워 놓는다.

모니터 두 개 이상을 동시에 훑어보면서 친절한 목소리로 고객 상담을 함과 동시에 심지어는 손톱과 발톱을 깎고 있는 '신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남자 텔레마케터는 '멀티태스킹'이 되지 않다보니 우왕좌왕하기 일쑤다. 상담 과정에서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도 떨어진다.

A씨는 "남자 텔레마케터는 항상 이직을 생각하지만 여자 텔레마케터는 본업으로 생각하면서 꾸준히 영업에 매진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래서 일부 보험사는 아예 남자를 채용하지 않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보험사나 카드사들은 수 만명의 텔레마케터를 전속, 혹은 비전속으로 두고 있다. 카드사 고객정보 대량유출 사태를 계기로 텔레마테팅 영업이 제한되면서 텔레마케터들이 생업에 지장을 받게 됐다.

특히 여자 텔레마케터 가운데 절반가량은 싱글맘이라는 것. 생활비, 교육비 등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탓에 지난달 텔레마케팅 영업정지는 이들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텔레마케터들은 고객에게 항상 친절해야 하는 일종의 감정노동자라고 할 수 있다. 이들에게도 애환은 많다. 전화를 받자마다 퉁명한 목소리로 "지금 바빠요. 끊습니다."라고 하는 고객은 양반 축에 속한다.

가장 힘든 고객은, 10분 넘게 상품 설명을 꼬박꼬박 다 듣고서 "상품에 가입하지 않고 싶다"라며 허망하게 전화를 끊는 고객이다. 하루동안 고객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는데, 소중한 시간을 낭비했기 때문. 설명을 다 듣고서는 "혹시 내일 제가 한가할 때 다시 한 번 전화 주실래요?"라며 희망고문을 하는 고객을 상대할 때는 만감이 교차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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