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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SKT 통신장애 이유입니다"

[이과 출신 기자의 IT 다시 배우기]<41>HLR 눈으로 본 장애

이과 출신 기자의 IT 다시 배우기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입력 : 2014.03.23 12:50|조회 : 80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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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IT도 마찬가지다. 기술적인 부문을 조금만 알아도 새로운 IT세상이 펼쳐진다. 고등학교 때 이과생이었던 기자, 대학교에서는 공학수학도 배웠다. 지금 다시 과거의 경험을 살려 새로운 IT 세상을 만나려 한다.
"내가 SKT 통신장애 이유입니다"
나는 SK텔레콤의 'HLR(Home Location Register:가입자 확인 모듈)'이다. 스마트폰에서 콜(네트워크 접속 요청)이 오면 가입자 위치는 물론 가입자의 권한 및 서비스, 부가정보 등을 제공하는 이동통신망의 핵심 기본 장비다.

내가 스마트폰에서 보내는 콜이 우리 가입자임을 확인해주지 않으면 스마트폰 사용자는 음성통화든, 카카오톡이든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음성통화이든 무선인터넷 접속이든 나를 거쳐야만 그 다음 단계가 이뤄진다. 그만큼 중요한 일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내가 아플 때 등을 대비해 나와 같은 일을 하는 '쌍둥이 동생'을 만들어줬다.

20일에도 나는 여느 때와 상관없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콜이 오면 우리 가입자임을 확인해주고 다음 단계로 신호를 넘겼다.

오후 6시. 어떤 콜이 왔다. 데이터베이스(DB)를 뒤져보니 우리 가입자가 아니었다. 또 다른 콜이 왔다. 이번에는 위치가 없었다. 위치를 찾으려고 다시 DB를 뒤졌으나 찾지 못했다. 그 사이 또 다른 콜이 왔다. 이번에도 우리 가입자가 아니었다. 계속 올바른 콜이 들어오지 않았다.

내가 콜을 다음 단계로 넘기지 않으니 당연히 음성통화를 시도했던 가입자 A씨는 음성통화를 하지 못했다. 또 다른 가입자 B씨는 카카오톡을 보내지 못했다. 동영상 스트리밍에 접속하려는 C씨의 시도도 계속 실패했다.

난 제대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잠시후 나는 정신을 잃었다. 오후 6시24분. 정신을 차려보니 DB와의 링크가 바뀌었다. 나는 정상이었다고 생각했는데 DB와의 링크(연결고리)가 문제였나보다.

내 일은 쌍둥이 동생이 하고 있었다. 곧 내게도 일이 떨어졌지만 숫자가 많지 않았다. 옆을 보니 대기하고 있는 콜이 수없이 많았다.

내가 정신을 잃은 사이 가입자들이 신경질을 부리면서 같은 콜을 여러번 보내면서 콜이 더 많이 쌓인 것이다. 특히 퇴근길이어서 가뜩이나 콜이 많을텐데 내가 아펐으니 콜이 얼마나 폭증했을까 생각하니 끔찍했다.

저 많은 콜을 한꺼번에 내게 준다면 나는 정신을 다시 잃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행히 시간이 걸려도 차례차례로 처리하라고 한다. SK텔레콤 위기발생 매뉴얼에 적힌 대로다.

순차적으로 콜을 처리했지만 시간이 오래 걸렸다. 내 옆에 대기하는 콜이 모두 없어진 때는 밤 11시40분이었다. 그 사이 사람들은 제대로 음성통화와 인터넷 접속를 하지 못했다.

나 때문에 벌어진 일이지만 퇴근 시간이 겹치면서 콜이 쌓이면서 정상적으로 콜을 처리할 때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나한테 문제가 생겼을 때가 새벽 시간이었다면 저렇게 콜이 많이 쌓이진 않았을 것이고 사람들의 불만 역시 많지 않았을 것이다.

또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 내가 일을 한꺼번에 맡겼다면 난 계속해서 정신을 잃었을 것이고 정상화는 그날밤 11시40분이 아니라 그 다음날 밤 11시40분, 아니 지금까지는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SK텔레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것이 나를 만든 사람들의 평가다.

현재 SK텔레콤은 내가 일을 잘못하고 있었는데 잘하고 있는 것으로 잘못 파악하고 있었는지 분석중이다. 이유를 알고 이를 고쳐야만 내가 다시는 정신을 잃는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지금까지 밝혀진 SK텔레콤 이동통신 서비스 장애 원인을 HLR의 눈으로 본 글입니다. HLR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장애가 발생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으나 가입자 인증 실패, 가입자 위치 파악 실패 등 다양한 가능성을 나열한 것입니다. 시스템 복구 이후 트래픽 제어는 HLR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해를 위해 HLR에서만 이뤄지는 것으로 가정했습니다.)

이학렬
이학렬 tootsie@mt.co.kr

머니투데이 편집부, 증권부, 경제부, 정보미디어과학부, 이슈플러스팀 등을 거쳐 금융부 은행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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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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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counsel_defense  | 2014.03.24 10:05

가정일 뿐이고 아직 밝혀진 것도 없는데 소설 쓰시나요? 이건 일방적인 편들기 같은데요? 장애가 나면 순차적으로 장애처리가 되는건 동감하지만 그 처리시간이 비상식적인거 아닌가요?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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