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정부숙제는 끝..기업에 넘긴 '공'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하는 정부의 2기 경제팀이 24일 '시장의 기대'대로 강력한 경기부양 카드를 내놨다. "박스권 돌파를 시도하는 증시에 상승에너지를 더하기 부족함이 없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평가다.

다만 증시는 다소 탄력이 둔화되는 모습인데, 이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강세기조는 유지될 것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재료가치 감소와 차익매물로 인한 약세도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시장보다는 종목대응에 주력해야 하는 국면으로 전환한 셈이다.

주목할 포인트는 정부에서 넘긴 공을 받아든 기업들의 대응이 어떻게 이뤄지느냐는 점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4.62포인트(0.23%) 오른 2032.94로 출발했다. 오전 10시까지 등락을 거듭하던 코스피는 최경환 표 경기부양책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반짝 강세를 보였으나 이내 탄력이 둔화됐고 오후 들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오후 1시3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28포인트 하락한 2023.04를 기록중이며 코스닥지수는 2.71포인트 내린 560.43이다.

최경환 경제팀이 확정한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은 △40조원 대 재정 확보 △근로소득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 도입 △배당소득 증대세제도 마련 △신용카드 소득 공제 연장 등을 골자로 한다.

또한 경제팀은 가계소득 부진을 '내수부진 악순환 고리'의 근본원인으로 지목하고 이에 대한 강력한 처방을 내놨다. 대책은 크게 근로소득 증대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 '종합3종세트'로 소비여력 확대에 집중한 카드라는 평을 받았다.

이날 최 부총리는 "정책기조를 대전환해 과감한 정책 대응으로 확실한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운용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일단 증시 전문가들의 평가는 좋은 편이다.

구용욱 KDB대우증권 기업분석1부 총괄 부서장은 "1기 내각이 시도하지 못했던 정책을 최경환 새 경제팀이 추진한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예고된 정책 방향과 그 후속타가 시장의 갈증의 충족하고 더 큰 기대로 이어지면서 당분간 증시의 활력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정책발표 직후 잠시나마 건설, 유통, 금융 등 수혜업종이 동반강세를 보였다는 점도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의 정책의지가 강하다는 점이 재차 확인되면서 증시가 가장 관심을 갖는 '배당확대' 이슈와 관련된 기업들의 거래량도 순간 급증했다.

이날 오후 현재 증시는 약세를 기록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상승기조가 훼손되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하락원인이 아니라 '누적된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배경인 셈이다.

중요한 건 앞으로 누가 증시상승을 이끌 견인차를 할 것이냐는 점인데, 기업들의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이날 광범위한 경기부양책과 함께 기업들의 사내유보금 과세 방안도 밝혔다.

기존에 쌓아놓은 사내유보금이 대상이 아니라, 앞으로 발생하는 이익의 일부를 과세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경기부양책은 결국 기업들의 실적개선으로 이어지는 만큼 주가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나, 약효가 퍼질 때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반면 배당확대를 이끌겠다는 정부의 지침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경우는 즉각적인 주가상승이 예상된다.

하반기 경제정책을 완성한 정부는 기업과 시장에게 '경기부양 카드'를 확실히 보여줬다. 그러나 동시에 기업들에게 '배당'이라는 공을 넘겼다. 기업들의 대응에 따라 증시 방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