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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KB 윤종규의 '석과불식(碩果不食)'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더벨 대표 |입력 : 2014.11.03 06:32|조회 : 7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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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늦가을이면 감나무 끝에 달린 홍시를 자주 봅니다. 까치밥 또는 씨 과실로 남겨두는 감 홍시는 대개 크고 잘 생긴 것입니다. 고전 ‘주역’에도 씨 과실과 관련된 구절이 나옵니다. 바로 ‘석과불식(碩果不食)’입니다. ‘큰 씨 과실은 먹히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석과불식은 주역 64괘 가운데 23번째인 ‘산지박(山地剝)’괘에 나옵니다. 이 괘는 64괘 가운데 가장 어려운 상황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 겨울 꽁꽁 얼어붙은 땅 위에 해가 잠시 비췄다가 곧바로 서산으로 넘어가고 마는 그런 국면입니다. 음산한 기운이 너무 많아서 서로 헐뜯고 깎아 내리는 형국입니다.

주역에서는 그러나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말하고 있습니다. 바로 산지박괘의 마지막 대목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씨 과실은 먹히지 않는다. 어진 사람은 간악한 무리들도 끝내 해치지 못한다. 군자는 오두막집에서 나와 수레를 타게 되고, 사악한 무리들은 지금까지 살던 집에서 쫓겨난다.”

KB금융과 국민은행의 지난 1년은 주역의 64괘에 비유하자면 산지박에 해당될 것입니다. 카드 개인정보 유출과 국민주택채권 위조사건, 도쿄지점 부당 대출건에 이어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갈등과 반목에 이르기 까지 서로 헐뜯고 깎아 내리기에 바빴습니다. 정작 주인들은 숨소리도 못낸 채 숨어 지내고 소인배들이 판을 쳤습니다.

집안이 어려워지면 착한 아내가 생각나고, 세상이 어려워지면 누가 충신인지 알게 된다고 했지요.

KB금융과 국민은행은 그 혼란함이 극에 이르면서 2만여 구성원들이 이제는 스스로 다스려야겠다는 염원을 갖게 됩니다. 그런 구성원들의 간절한 마음이 윤종규씨가 회장으로 선임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드디어 군자가 수레를 얻은 것입니다.

윤종규 회장 내정자는 KB금융과 국민은행의 씨 과실입니다. 용케도 떨어지지 않고 홀로 남아 영글고 먹히지도 않았습니다.

주역의 64괘 중에서 산지박 다음의 괘는 ‘지뢰복(地雷復)’입니다. 지뢰복은 집을 떠난 나그네가 돌아오는 운세입니다. 새로운 진로를 열어 나가고 새로운 포부를 갖고 매진하는 괘이기도 합니다. 어둡고 춥고 바르지 못한 것으로 꽉 차 있던 하늘과 땅 사이에 비로소 밝고 따뜻하고 바른 싹이 돋아나는 형국입니다.

이제 KB금융과 국민은행은 오랜 산지박의 상황에서 벗어나 지뢰복의 괘로 접어들었습니다. 따라서 윤종규 회장 내정자가 강조하는 것처럼 조직을 추스르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리딩뱅크로 복귀함으로써 자존심을 되찾아야 합니다. 성과와 역량만으로 인사를 하고 안정적인 승계 시스템과 지배구조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신한금융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KB금융이나 윤종규 회장 내정자 입장에서는 조심해야 할 것도 많습니다. 지뢰복은 아직은 양의 기운이 미미하므로 어려움이 많아 뜻을 같이 하는 벗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하는 괘이기 때문입니다.

윤 회장 내정자는 국내 유일의 호남출신 금융지주 수장입니다. 우리의 정치현실에서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입니다. 내부출신으로서 금융당국과 원만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회복하고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2만여 KB맨들이 윤 회장 내정자에게 힘을 실어줘야 합니다.

KB금융 사외이사들도 자신들의 거취와 관련해 이제 용단을 내려야 합니다. 그들이 윤종규씨를 회장으로 선임하는 결단을 한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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