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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신한금융 '팩커드의 법칙'

박종면칼럼 더벨 박종면 대표 |입력 : 2015.03.09 07:51|조회 : 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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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커드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어떤 기업도 위대한 회사를 만들어갈 적임자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 이상으로 매출이나 수익을 늘릴 수 없다는 것이다. 기업의 성장은 인재를 키워내는 것과 비례한다는 뜻으로 휴렛팩커드(HP)의 공동 창립자 데이비드 팩커드가 한 말이다.

신한금융그룹 한동우 회장이 은행장을 뽑는 과정을 보면 팩커드의 법칙이 생각난다. 행장으로 선임된 조용병 내정자 외에도 계열사들에는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 인물이 많다.

지주사에는 김형진·이신기 부사장이 있고, 은행에도 행장대행을 맡았던 임영진 부행장과 이동환 부행장 등 다수가 포진해 있다. 이들 중 누가 은행장을 맡든 충분히 조직을 끌어갈 능력과 리더십을 갖췄다.

이들 가운데 조용병 자산운용 사장이 행장으로 발탁된 것은 그의 다양한 이력이 시대 요구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지금 은행업의 화두는 리테일·자산운용·글로벌이다. 조용병 내정자는 영업점장 시절 발군의 실적을 올렸고 뉴욕지점장도 거쳤다. 자산운용사 경험도 남들과는 다른 강점이다.

한동우 회장은 신한생명 사장을 그만두고 2년여 야인생활을 했다. ‘신한사태’가 없었다면 회장으로의 복귀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한 회장은 2017년에는 신한금융을 떠난다. 그래서 사사로움이 없다. 사사로움이 없으면 명석한 판단이 가능하다. 이번 신한은행장 인사에서 이를 입증했다.

한동우 회장은 전임자들처럼 정치권력이나 관가 주변을 서성이지도 않는다. 자신을 홍보하는 데도 관심이 없다. 그룹 산하 계열사 경영에 간섭하지도 않는다. 경영성과만 확실히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사심 없는 인사를 한다. 한동우 리더십의 핵심은 무사(無私)와 공정한 인사다.

그는 다른 금융회사들처럼 정치권력과 관치에 휘둘리지 않았고 사외이사들에게 끌려다니지도 않았다. 사사로움을 버림으로써 노조도, 심지어 신한사태와 관련해 아직도 각을 세우는 사람들조차 시비를 걸지 못하게 만들었다.

한동우 회장은 이번에 쟁쟁한 후보군 중에서 조용병 카드를 선택했지만 그에게 모든 걸 주지는 않았다. 조용병 신임 행장의 임기를 자신의 임기와 맞춰 2년으로 제한한 것은 ‘신의 한수’다. 승자는 자만하지 않게 하고, 경쟁자들에게는 다시 한번 기회를 줬다.

2017년 조용병 행장 내정자를 포함한 신한금융그룹의 키맨들은 지주 회장과 은행장 자리를 놓고 다시 경쟁한다. 이때는 건강을 회복한 서진원 행장도 유력한 회장 후보로 가세할 것이다.

핵심 인재들 간의 건전한 경쟁과 공정한 인사가 전제된다면 조직은 발전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일류까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이 신한사태처럼 반복해서 자기파괴적 행동을 하지 않는 한 신한금융의 독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훌륭한 리더는 미래를 예측하는 선지자도 아니고, 더 많이 위험을 무릅쓰려고 하지도 않으며, 창의적이지도 않다고 했다. 오히려 더 절제하고, 경험에 의존하고, 피해망상을 보인다고 한다. 한동우 회장이 이번 은행장 인사를 통해 후배 경영자들에게 가르쳐주는 교훈이다.

“온 종일 찾아도 봄을 보지 못해/ 짚신 신고 구름 덥힌 산까지 헤매다 돌아와 매화꽃 따다 향내 맡으니/ 봄은 가지 끝에 이미 가득하도다.”

진리는 가까운 곳에 있고, 정답은 조직 내부에 있다. 한동우 회장은 신한금융의 답을 찾은 듯싶다. 그가 2년 뒤 매화꽃 찾아 떠나는 꿈을 벌써 꾸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한동우는 라응찬·신상훈처럼 내려오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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