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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파이(π)데이'…스크린 속 수학 천재 '다른 듯 닮은 삶'

[팝콘 사이언스-70]원주율(3.14) 연상시켜 기념일 지정… 정확한 수치 파악 불가하나 도전은 계속

류준영의 팝콘 사이언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입력 : 2015.03.14 10:32|조회 : 10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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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영화나 TV 속에는 숨겨진 과학원리가 많다. 제작 자체에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는 것은 물론 스토리 전개에도 과학이 뒷받침돼야한다. 한번쯤은 '저 기술이 진짜 가능해'라는 질문을 해본 경험이 있을터. 영화·TV속 과학기술은 현실에서 실제 적용될 수 있는 것일까. 상용화는 돼있나. 영화·TV에 숨어있는 과학이야기.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연구동향과 시사점을 함께 확인해보자.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한 장면/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한 장면/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천재수학자를 다룬 영화들은 나름대로 일관된 스타일을 지향한다.

우선, 사회성이 떨어져 홀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왕따 혹은 은둔자인 탓에 빚어진 사건이 전체 줄거리를 관통한다. 특히, 사회와 타협하지 못할 수록 주인공의 천재성은 더 빛난다. 영화 말미에 애잔한 극적 반전을 노린다면, 주인공이 초반에 유별나고 괴팍하게 그려질수록 유리하다.

천재수학자를 초라하고 버림받고 잊혀진 존재로 만드는 것은 수학이다. 하지만 끝끝내 그들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도 수학이다.

역대 수학 천재를 그린 최고의 영화를 꼽으라면 최근 개봉작이자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한 '이미테이션 게임'을 먼저 꼽을 수 있다. 지난 12일 160만 고지를 돌파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른 누적관객수가 160만457명이다.

'이미테이션 게임'은 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24시간 마다 바뀌는 해독불가 암호를 풀고 전쟁의 역사를 바꾼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앨런 튜링은 암호 해독 기계를 발명해 1400만명의 목숨을 구한다. 하지만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화학적 거세를 받는 등 그 공을 인정받지 못한다. 결국 자살로 치닫는 비운의 인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 작품의 형님뻘인 수학 천재 영화로는 '굿 윌 헌팅', '박사가 사랑한 수식', '뷰티풀 마인드' 등을 들 수 있다.
영화 '굿 윌 헌팅'의 한 장면/사진=브에나 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
영화 '굿 윌 헌팅'의 한 장면/사진=브에나 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

이 중 '굿 윌 헌팅(1997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아직도 인터넷에는 이 영화에 대한 호평이 오른다. 왜 일까? 이 영화에 출연해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 로빈 윌리엄스가 지난해 8월 11일 사망하면서 그의 작품을 다시 찾아보는 관객들이 늘어난 탓이다. 우리나라에서 로빈 윌리엄스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등장한 선생님 존 키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굿 윌 헌팅'은 젊은 천재수학자를 통해 이 시대에 진짜 천재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를 보여준 영화이다.

카메라는 보스턴 빈민가에 사는 청년 윌 헌팅(맷 데이먼)을 줌인한다.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지만 가난한 가정환경으로 청소부로 산다. 그런 윌에게 인생에 다시 오지 못할 기회가 찾아든다.

그가 일하는 곳은 미국 명문대인 MIT이다. 이곳에서 윌은 MIT 교수들도 어려워 쩔쩔매는 수학 문제를 간단히 풀어 버린다. 이를 지켜 본 MIT 램보 교수는 윌에게 공동연구를 제안한다.

하지만 그의 모난 성격으로 쉽게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 램보 교수는 자신의 옛 친구이자 심리학 교수인 숀(로빈 윌리엄스)을 불러 윌의 상담을 맡긴다.

그러던 중 윌은 유년 시절 보스턴 빈민가에서 함께 자란 친구들과 이들을 무시하는 MIT 학생들 간의 싸움에 휘말려 폭력사건으로 기소된다. 인생을 바꿀 절호의 기회를 목전에 둔 윌에게 심각한 위기가 찾아온다.

14일 '파이(π)데이'…스크린 속 수학 천재 '다른 듯 닮은 삶'
◇14일은 파이(π)데이 '수학자의 날'

14일은 남성이 여성에게 사탕을 주며 사랑을 고백하는 '화이트데이'지만 동시에 수학자들의 날이기도 하다. 원의 둘레와 지름 간 길이의 비율인 '원주율(3.1415926)'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3월 14일을 파이(π)데이라고도 부른다.

서양에서는 파디데이에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미국 의회는 2009년부터 이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할 정도로 꽤나 보편화 돼 있다.

미국 파이클럽(π-Club)은 3월 14일 오후 1시 59분 26초에 모여 π모양의 파이를 먹으며 이 날을 축하한다. 파이클럽은 1990년대 하버드와 MIT, 옥스퍼드 등 미국, 유럽 대학 수학 전공자들이 파이데이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다.

미국파이협의회는 3월 14일 1시 59분에 파이를 무료로 나눠주는 대규모 파이 축제를 진행한다. 수학 발전을 기원한다는 뜻에서 3분 14초 가량 묵상을 하기도 한다.

국내 파이데이 행사는 과학기술대 동아리와 수학 관련 단체, 교사들이 관심을 갖게 된 2000년부터 열리고 있으나 활성화돼 있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원주율은 소수점 두 자리인 '3.14'로 배운다. 하지만 원주율은 연속 순환숫자가 없는 초월 수이자 무리수로 소수점 이하로 영원히 진행되기 때문에 정확한 값을 알 수 없다.

수학자들 사이에서 파이는 원·구의 완벽함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통한다.

원은 한 평면 위의 한 정점(원의 중심)에서 일정한 거리에 있는 점들의 집합이다. 원 둘레의 길이와 지름은 원의 크기와 상관없이 일정한 비를 이룬다. 이를 원주율이라고 한다. 파이를 나타내는 기호 π는 그리스어 'περιμετροζ'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둘레'를 뜻한다.

파이에 대한 기록은 기원전 2000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테머 폐허의 린드 파피루스에 원주율이 3.16으로 계산된 흔적이 있다.

파이를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계산한 사람은 아르키메데스이다. 그는 원 둘레 길이는 원에 내접하는 정다각형보다는 크고 외접하는 정다각형보다 작다는 원리에 착안했다.

내·외접하는 정 96각형을 각각 그려 원의 둘레 길이를 계산했다. 측정 결과 원주율이 223/71과 22/7 사이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는 소수로 3.140845…와 3.142857…사이를 뜻한다. 원주율 3.14라는 수치는 이때 처음 나왔다.

이후 많은 수학자들이 파이 분석에 뛰어들었다. 1882년, 독일 수학자 페르디난트 폰 린데만은 파이가 초월적인 수라는 사실을 밝혔다. 즉, 파이의 정확한 수치를 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수학자들의 관심은 이제 이 초월 수를 소수점 이하 몇 자리까지 구할 수 있나로 넘어갔다. 슈퍼컴퓨터를 통한 '원주율 구하기' 경쟁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류준영
류준영 joon@mt.co.kr twitter facebook

※미래부 ICT·과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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