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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 SK 최태원 회장이 사는 법

박종면칼럼 더벨 박종면 대표 |입력 : 2015.04.06 05:00|조회 : 7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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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가 나뒹굴고 가시덤불 투성이의 들판에 갇혀있다. 갇히지 않아도 될 곳에 갇혀 있으니 이름은 욕되고, 머물지 않아야 할 곳에 머무르고 있으니 몸은 위태롭다. 솥의 다리까지 부러져 뜨거운 밥이 땅에 쏟아져 먹을 수 없게 되고, 얼굴은 화상을 입는다.”

공자가 ‘주역’을 해설한 ‘계사전’에 나오는 구절이다. 지금 SK그룹과 최태원 회장이 처한 상황이 바로 이렇다. 최 회장의 징역살이가 2년을 넘어 재계 총수 중 역대 최장을 기록 중이지만 다시 돌이켜 봐도 4년의 징역형은 너무 심했다.

비슷한 사안으로 재판을 받았거나 받고 있는 한화 LIG 효성 등 다른 기업 총수들과 비교해도 법원은 유독 SK 최태원 회장에게만 가혹했다.

이런 기류가 반영돼서인지 몰라도 연초에는 최 회장에 대한 동정여론과 경제 살리기 명분까지 더해져 정부여당을 중심으로 가석방과 사면론이 일기도 했지만 형기의 70~80%를 채워야 한다는 원칙만 확인한 채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때를 맞춘 듯이 터진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이 가석방 추진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은 게 사실이지만 SK는 또 한 번 쓴 맛을 봤다. 결과론이지만 SK는 사태 발발부터 징역형 확정, 가석방 무산에 이르기까지 계속 헛수고만 했다.

가시덤불에 갇히고 밥솥까지 쏟고, 불행은 대개 한꺼번에 찾아온다. 최태원 회장의 감옥살이가 장기화되면서 SK그룹에도 시련이 잇따르고 있다.

유가급락과 시장 포화로 주력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오너 부재상황에서 대리인을 통한 그룹경영도 한계에 직면해 이런 저런 사건들이 터지고 있다. SK에는 삼성의 최지성 부회장 같은 카리스마 있는 대리인이 없다. 게다가 정부여당의 ‘부패와의 전쟁’ 선언 와중에 SK건설은 담합을 주도한 협의로 검찰 수사까지 받고 있다.

“해가 지면 달이 뜬다. 추위가 가면 더위가 온다. 지나간 것은 수그러들고 새로 오는 것이 펼쳐진다. 자벌레가 몸을 움츠리는 것은 펼치기 위함이요, 용과 뱀이 겨울잠을 자는 것은 몸을 보전하기 위함이다.”(공자 ‘계사전’)

일이 난관에 부딪쳤을 때는 대담하게 마음을 먹어야 한다. 조바심을 내서도 안된다. 운수가 사나울 때는 물러나는 게 최고다. 다음 기회를 엿보기 위해서다. 기다리다 보면 때가 온다. 이게 난세에 몸을 보전하는 기본원칙이다.

최태원 회장의 지난 설날 가석방이 무산되면서 SK 내부적으로는 8월 광복절 사면을 고대하는 분위기지만 요즘 상황을 보면 여의치 않을 듯싶다. ‘부패와의 전쟁’ 선언 이후 기업 총수와 대기업에 대한 여론이 더 악화되고 있다. 자칫 SK그룹 계열사가 4대강사업이나 방산비리, 자원개발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걸려들 수도 있다.

어차피 최태원 회장은 금년 말이나 내년 초면 형기의 70~80%를 채우게 돼 정부여당에서 제시한 가석방 조건을 충족시킨다. 감옥살이를 하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하루가 힘들겠지만 몇 달이 중요한 건 아니다. 가석방과 사면을 구걸하기보다 당당하게 징역을 사는 게 낫다. 빨리 나올수록 정치권력에 빚을 지게 된다.

감옥은 학교다. 징역살이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더 느끼고, 종교적 신앙심도 깊어질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거꾸로 메달아도 법무부 시계는 간다.” 최 회장도 예외가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그가 결단을 내려 인수한 하이닉스반도체는 큰 결실을 거두고 있지 않는가.

“청산에 머무르니 땔나무 걱정은 없다”고 했다. 우선 스스로를 잘 보전하고 견뎌 내시라. 최태원 회장도, SK그룹도 제2의 도약을 할 때가 반드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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