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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 롯데 신동빈의 '살불살조(殺佛殺祖)'

박종면칼럼 더벨 박종면 대표 |입력 : 2015.08.10 03:30|조회 : 6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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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나라의 선승 임제는 ‘살불살조’(殺佛殺祖)의 사자후로 유명하다. “그대들이 참다운 깨달음을 얻고자 한다면 안으로나 밖으로나 만나는 것마다 바로 죽여야 한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스승을 만나면 스승을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친척권속을 만나면 친척권속을 죽여야 해탈해서 자유롭게 된다.”

부처와 스승과 부모의 가르침도 깨달음에 이르는 하나의 방편일 뿐이기 때문에 그것에 묶여버리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떤 문제의 해법도 자신 밖에서 구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재계서열 5위 롯데그룹이 부자·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창사 67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우리 나이로 95세인 신격호 총괄회장은 자신이 임명한 둘째아들 신동빈 회장을 지난달 세 번이나 해임했다. 정상적 경영판단이 어려운 신격호 총괄회장과 몇몇 친인척을 등에 업은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지의 지시서와 육성을 언론에 흘리는 등 동생 신동빈 회장을 끊임없이 공격한다. 일본으로 돌아간 그는 이제 법적 대응을 선언하고 나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41%에 불과한 지분으로 416개 순환출자를 통해 80개 국내 계열사를 지배하는 롯데그룹 총수일가에 대한 정부·여당의 규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롯데그룹 신씨 일가에 대한 비판여론도 고조돼 제품 불매운동까지 일어나고 있다. 유통 관광 금융 등 여전히 내수 중심인 롯데그룹에는 대단히 치명적이다.

롯데는 분쟁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해답은 롯데 스스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 중심에는 신동빈 회장이 서 있어야 한다.

면서기 두달치 봉급 83엔으로 사업을 시작해 그룹 매출을 83조원까지 끌어올린 신격호 총괄회장의 업적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이제 그만 물러나야 한다. 초인이 아닌 한 95세의 나이로는 정상적 경영판단이 불가능하다. 신 총괄회장의 퇴진은 늦어도 한참 늦었다.

이제 누가 후계를 맡을 것이냐가 문제인데 이것도 이미 답이 나와 있다. 신동빈 회장 말고 대안이 없다. 이 대목에선 롯데계열사 사장단과 노조위원장들이 제대로 판단을 내렸다. 2004년부터 10년 넘게 롯데를 끌어오면서 신동빈 회장은 그룹 매출을 비약적으로 늘렸다. 취약점으로 지적된 롯데의 글로벌화에서도 나름 성과를 올렸다. 이에 비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장자라는 것 말고 딱히 내세울 게 없다.

문제는 이런 상황임에도 신격호 총괄회장의 판단이 오락가락하고 있어 과연 신동빈 회장이 후계자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하는 점이다. 신동빈 회장은 어떻게 하든지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그런 점에서 ‘살불살조’(殺佛殺祖)의 결단이 필요하다. 20만 롯데맨도, 신동빈 회장도, 신격호 총괄회장을 극복하지 않고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이번 싸움에서 신동빈 회장이 패한다면 롯데그룹은 최소 10년 이상 퇴보할 것이다.

경영권 분쟁이 정리되면 그 다음 일은 어려운 게 아니다. 당연히 광윤사, 일본 롯데홀딩스, L투자회사 등의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밝히고 순환출자 구조도 하나씩 풀어나가야 한다. 또 신격호 총괄회장의 유산인 폐쇄적 밀실경영을 확 바꿔야 한다.

신동빈 회장이 신입사원들에게 말한 것처럼 이번 사태는 ‘글로벌 롯데’로 가는 과정에서 치르는 성장통이고 ‘신격호 시대’에서 ‘신동빈 시대’로 가는 데 내야 하는 수업료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임제 선사는 내가 주인으로 우뚝 선다면 그 자리가 바로 진리의 자리라고 했다. 신동빈 회장이 새겨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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