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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라이프]"폭탄주 원샷할까"…AI 로봇이 엉큼해졌다

[문사빠 과학]아트센터 나비 '로봇파티' 전시회 개최…로봇과 인간의 어울림 삶 묘사

문사빠 과학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입력 : 2016.01.16 03:00|조회 : 5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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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는 로봇 '드링킹'/사진=아트센터 나비
술 마시는 로봇 '드링킹'/사진=아트센터 나비

"이것 봐라!"

폭탄주를 만들더니 바로 맞술을 권하는 로봇을 본 한 관람객이 웃음보가 터져 이렇게 말했다.

폭탄주 제조로봇 '마젠타W'가 한 여성 관람객에게 술을 따른다. 안내하던 직원은 "인공지능(AI) 로봇도 인간처럼 엉큼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우스게 소리를 던진다.

바로 옆에는 웃는 표정의 로봇 '드링킹'이 술을 달라고 자꾸 보챈다. 이 로봇의 특기는 오직 '건배'와 '원샷'이다. 취기가 올라오자 사람처럼 얼굴에 홍조도 띤다. 드링킹은 '외로운 현대인들의 술친구'를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직원은 "가까운 미래에 카페 바·라운지에선 이 로봇들이 손님들의 말동무가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무한경쟁시대,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는 아버지들이 인생의 쓴 맛을 마음 편히 나눌 유일한 친구가 로봇일지 모른다"는 설명에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아메리칸 19금 인형'/사진=아트센터 나비
'아메리칸 19금 인형'/사진=아트센터 나비

사람 세상을 판박이한 듯 술자리에서 희롱을 일삼는 로봇도 있다. ‘아메리칸 19금 인형’은 눈에 띄는 사람마다 “오! 섹시하네”를 외친다. 푸근한 인상을 주는 곰인형이 거침없이 내뱉는 ‘19금 말’은 기분이 나쁘기보단 오히려 애교처럼 느껴진다.

디지털아트 전문미술관 아트센터 나비가 16일까지 서울 장충동 타작마당에 마련한 '로봇파티' 전시의 모습이다. 인간을 흉내낸 기능과 범상치 않은 모양의 로봇들이 즐비했다.

마젠타W·드링킹 외에도 △사람이 앉으려고 하면 도망가는 '의자로봇' △팔이 4개 달린 '로봇 드러머' △손밖에 없는 키보드 연주로봇 '비트봇' △빛으로 그림을 그리는 로봇팔 등 평범함을 거부한 로봇들이 이색 조명과 함께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야말로 용처가 불분명한 로봇이 대거 모인 것이다. 박은영 아트센터 나비 팀장은 이번 전시에 관해 "기술이 인간을 위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한 것"이라고 말했다.

'마젠타W'에 응용된 기술을 들여다보면 이 주제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마젠타W는 권기현 마젠타 로보틱스 대표가 제작했다. 술잔을 잡고 놓는 고난위도 기술은 총을 더 정확하게 겨누기 위해 개발된 살상 기술을 살짝 비튼 것이다. 피를 부르던 로봇팔이 인간의 외로움을 달래는 존재로 변신한 것.
MMI 로봇밴드 공연/사진=아트센터 나비
MMI 로봇밴드 공연/사진=아트센터 나비

이번 전시는 로봇 제작 공간인 '나비 랩'에서 만든 20여 점과 일본과 중국에서 제작된 50여 점의 로봇들로 구성됐다. 전시의 주된 테마는 '인간과 로봇의 감정소통'이다.

초고령화 사회, 아픈 노인을 간호하는 '간병 로봇'이 있듯이, 반대로 미래에는 아픈 로봇을 간호하는 인간의 모습도 볼 수 있다는 상상이 시선을 끈다. '아픈 강아지'는 로봇 바이러스에 걸려 '알츠하이머' 증상을 보인다.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을 때 로봇에게 이 같은 진단이 내려진다는 게 해당 로봇 제작자의 설명이다.

사람들이 자신을 찾아 앉지 못하도록 피해 다니며 골탕을 먹이는 '걸어 다니는 의자로봇'과 가슴속 맺힌 감정을 대신 풀어주는 '욕쟁이 할매봇', "고생했다"며 위로의 말을 건네는 '아바타봇'등은 메탈의 차갑고 투박한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온정과 웃음기를 잃어가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안겨준다.

'로봇 엔터테인먼트'의 가능성도 보여줬다. 일본기업 타스코가 개발한 로봇밴드 'MMI'는 전자기타를 치고 드럼을 두드린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현대인의 외로움과 허전함을 채워주는 소통의 매개로서 로봇의 역할과 이에 따른 고민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류준영
류준영 joon@mt.co.kr twitter facebook

※미래부 ICT·과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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