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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의 쿨투라 4.0] 소백산 1300m 고지서 첨성대를 만나면

<1>70년 끊어진 맥 살려 '대한민국 현대천문학'을 연 소백산천문대, 예술인까지 끌어안는다

신혜선의 쿨투라4.0 머니투데이 신혜선 문화부장 |입력 : 2016.01.29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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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쿨투라'(cultura)는 스페인어로 문화다. 영어 '컬처'(culture)나 '쿨투라' 모두 라틴어로 '경작하다'(cultus)에서 유래했다. 문화는 이처럼 일상을 가꾸고 만드는 자연적 행위였는데 언제부터 '문명화된 행동', '고급스러운, 교양있는'이란 수식어를 달고 다니게 됐을까. 여전히 문화는 인간의 모든 생활양식이 맞다. 21세기가 시작된지 15년. 30년, 50년 후의 우리 사회의 문화양식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까. 특히 인공지능, 생체인식과 같은 과학IT기술 발달로 사람과 자연외에 공존하게 되는 또 다른 무엇이 다가온다. 그 시대의 문화는 어떻게 달라질까. 경계를 허물고 융합하면서 새롭게 진화하는 문화의 모든 모습을 함께 살피고 나누고자 한다.
소백산 천문대 마당에 세워진 첨성대 조형물. 천체를 관측하는 망원경은 마주본 위치에 연구동에 돔 지붕 아래 설치돼있다. 2015년 1월. 갤노트3/사진=신혜선 부장
소백산 천문대 마당에 세워진 첨성대 조형물. 천체를 관측하는 망원경은 마주본 위치에 연구동에 돔 지붕 아래 설치돼있다. 2015년 1월. 갤노트3/사진=신혜선 부장
지난 24일 주말, TV를 돌리다 교수형에 처한 ‘장영실’ 얼굴에 잠시 채널을 고정했다. 장영실이 예측한 시간에 별똥별(유성우)이 쏟아지면 사형을 면해준다는 태종의 약속을 받고 그가 속으로 구름이 걷히기를 기도하는 장면이었다. 새해 초부터, 몇 월 며칠 몇 시에 유성우를 비롯한 거대 ‘우주 쇼’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지금과 비교하니 만감이 교차했다.

23일, 1박 2일 일정으로 소백산 천문대를 다녀오는 길이어서 더 그랬을 수도 있겠다. 서쪽 이남 지방은 한파와 폭설로 난리 북새통을 이뤘지만, 그날 소백의 하늘은 ‘입산금지’를 할 만큼 체감온도가 영하 30~40도로 내려간 것 외에 너무 맑고 고요했다.

우주의 활동을 연구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것은 사람과 더불어 천체 망원경이다. 우리나라가 국가 차원으로 보유한 관측용 천체망원경은 두 개. 소백산 천문대와 보현산 국립천문대에 있다.

소백산 천문대는 '대한민국 현대 천문학'의 시작이자 끊어진 천문학 역사의 복원을 의미한다.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며, 일본제국주의는 천문학을 담당하던 '관상감'을 폐지했다. 기상업무를 담당하던 관상대에 그 역할을 맡겼는데, 비로소 다시 부활한 게 바로 소백산 천문대가 만들어지면서다. 무려 70년이 흐른 1972년이었다.

◇ 일제의 '관상감' 폐지 만행…70년 후에나 복원

연화봉 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소백산 천문대 전경. 2015년 1월. 갤럭시노트3/사진=신혜선 부장
연화봉 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소백산 천문대 전경. 2015년 1월. 갤럭시노트3/사진=신혜선 부장
정부는 지름 24인치 반사망원경을 연화봉에 세우기로 결정하고, 2년 후 천문대 및 망원경 설치 작업을 시작했다. 여기서 믿거나 말거나 비하인드 스토리 하나. 국가 차원의 천문대 설립 필요성 주장은 그전부터 나왔는데 이를 귓등으로 흘리던 정부가 맘을 바꾼 사연. “북한엔 (천문대가) 이미 있습니다.”라는 한마디였다고.

천문학에 대한 정부 대접은 절대 규모의 차이지 각국마다 비슷하다는 게 연구계의 평가다. A국 에피소드도 천문학자 사이에선 잘 알려진 사연이다. 예산증액 요구에 “하는 게 뭐가 있다고”라는 반응을 보인 A국 정치인들이 “한번 가봅시다”라며 이른바 ‘시찰’을 나섰던 일화다.

그들은 해발 4천 고지에 세워진 천문대를 향해 논스톱으로 달렸다고 한다. 전문가들도 2천 고지에서 베이스캠프를 치고 며칠 적응훈련을 한 후 올라가는데, 이런 주의도 아랑곳하지 않았다는 것. 결과는 뻔했다. 구토부터 어지럼증까지. 그들은 고산병에 시달리다가 산소호흡기를 달고 내려와야 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덕분에 예산은 대폭(?) 늘어났다고 한다.

우주 시대여서 그런지 국제적으로 더 크고 웅장한 천체망원경을 보유하기 위한 경쟁이 대단하다. 우리는 미국, 호주와 1조5000억원 예산을 들여 칠레에 'Giant Magellan Telescope(GMT 25.4m 광학망원경)'를 세우는 협업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는 여기에 10% 정도의 지분(1500억원)을 투자했다.

퀴즈 하나. ‘망원경의 생일은 언제일까’. 생일은 태어난 날이니, 망원경을 설치한 날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은 설립이 아닌 처음 관측한 날로 삼는다. 소백산 천문대에 있는 천체망원경은 11월쯤 세워졌는데 생일은 12월 27일이란다. 그 망원경이 처음 관측한 별은 ‘오리온 대성운’이었다고 한다. 소백산 천문대의 망원경은 작년 '불혹'을 지났다.

소백산 천문대 안에 있는 천체관측망원경. 망원경은 2015년으로 40세를 맞았다. 망원경의 생일은 오리온대성운을 관측한 12월 27일이다. 사진은 2015년 1월, 눈이 오지 않은 맑은 밤, 돔을 열고 관측을 하는 모습. 갤노트3/사진=신혜선 부장
소백산 천문대 안에 있는 천체관측망원경. 망원경은 2015년으로 40세를 맞았다. 망원경의 생일은 오리온대성운을 관측한 12월 27일이다. 사진은 2015년 1월, 눈이 오지 않은 맑은 밤, 돔을 열고 관측을 하는 모습. 갤노트3/사진=신혜선 부장
◇과학+문화예술의 융합…우주의 관점으로 세상을 본다

소백산 천문대 의미는 또 하나 있다. 바로 우주를 관측하는 그곳에 천문학자와 망원경만 있지 않다는 점이다. 과학과 문화예술을 접목하기 위해 천문대가 운영하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따라 만화가, 소설가, 화가 등 문화예술가들이 그곳을 '조용히' 찾는다. 주말엔 청소년들 대상의 견학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우리 일상으로 들어오는 별, 달, 우주이야기를 위해 소백산 천문대는 기꺼이 문호를 개방했다.

곧 봄이 올 거다. 철쭉을 비롯한 야생화와 상고대까지. 4계절 산 꽃을 보기 위한 도시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중 하나가 소백산이다.

겨울 소백의 매력은 장관을 이룬 '상고대'다. 상고대는 눈꽃이 아니다. 기온이 급하강하면서 공기중 물방울이 쌓인, 차라리 '서리꽃'에 가깝다. 사진은 2015년 1월 제1 연화봉에서 찍은 상고대. 멀리 천문대의 돔지붕이 보인다./사진=신혜선 부장
겨울 소백의 매력은 장관을 이룬 '상고대'다. 상고대는 눈꽃이 아니다. 기온이 급하강하면서 공기중 물방울이 쌓인, 차라리 '서리꽃'에 가깝다. 사진은 2015년 1월 제1 연화봉에서 찍은 상고대. 멀리 천문대의 돔지붕이 보인다./사진=신혜선 부장
해발 1400미터의 비로봉을 향해 가다가 1300미터 고지(연화봉) 근처에 가면 첨성대와 더불어 돔 건물을 만난다. 거기에는 “하늘이 맑은 밤에는 그냥 자는 게 괜히 죄짓는 거 같다”(성언창 소백한 천문대장·왜소은하연구)고 생각하는 천문학 박사들과 연구원들이 있다. 벌건 대낮이지만 그 근처를 지날 땐 조용히 해주는 게 예의인 이유다. (지난 주말 밤은 날씨로 인해 망원경 작동불가로 연구원들은 모처럼 ‘편히’ 잘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 새벽에 구름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해 천문대장 이하 몇 연구원은 결국 일어나 하늘을 살폈다는 후문이다.)

수리취의 변신은 무죄- 맨 아래 오른쪽 활짝 핀 수리취가 지면서 상고대가 된 모습. 2015년 1월 소백산 천문대 마당. 갤노트3/사진=신혜선 부장
수리취의 변신은 무죄- 맨 아래 오른쪽 활짝 핀 수리취가 지면서 상고대가 된 모습. 2015년 1월 소백산 천문대 마당. 갤노트3/사진=신혜선 부장
소백산 비로봉 가는 길의 하늘과 상고대. 2015년 1월. 갤노트3/사진=신혜선 부장
소백산 비로봉 가는 길의 하늘과 상고대. 2015년 1월. 갤노트3/사진=신혜선 부장
*주> 2016년 1월 소백산은 날씨가 너무 추워 스마트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멋진 겨울 광경을 제대로 담지 못해 1년 전인 2015년 1월 사진으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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