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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시장]청개구리와 청와대의 닮은 행적

법과 시장 머니투데이 권재칠 법무법인 중원 변호사 |입력 : 2017.02.2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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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칠 법무법인 중원 변호사
권재칠 법무법인 중원 변호사
옛날 어느 마을에 말을 듣지 않기로 소문난 아들이 있었다. 이 아들 때문에 속을 썩이던 어머니는 자신이 죽은 뒤 양지바른 곳에 묻어달라고 하면 나쁜 곳에 묻어줄까 싶어 냇가 근처에 묻어달라고 유언을 했다. 어머니가 죽은 뒤 비로소 정신을 차린 아들은 어머니의 유언대로 냇가에 장사 지내고 비만 오면 혹시 무덤이 떠내려 갈까봐 걱정하다 죽어서 청개구리가 됐다. 그래서 비만 오면 청개구리가 그렇게 걱정스럽게 '개굴, 개굴' 운다고 한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인용). 청개구리의 뒤늦은 후회와 탄식이니 청와지탄(靑蛙之嘆)이라 할 수 있다.

말을 듣지 않기로 소문난 아들이 설화에서처럼 죽자마자 바로 청개구리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개구리는 알, 올챙이, 개구리가 되는 변태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죽은 다음 먼저 청개구리 알로 환생했을 것이다. 그 때가 봄과 여름 사이인 5월에서 7월쯤이다. 그 뒤 부화해 올챙이가 된 다음 '뒷다리가 쏘옥, 앞다리가 쏘옥' 과정을 거쳐 한 달이 지난 뒤에야 청개구리가 됐을 것이다. 그러면 한 여름이니 비만 오면 어머니 무덤이 걱정돼서 울어댔을 것이다.

이 청개구리가 겨울이 되면 동면을 한다. 가을에 기름진 벌레를 한가득 잡아먹어서 지방을 비축해 놓고 몸이 영하로 내려가 얼면 얼수록 대사활동이 거의 일어나지 않기에 에너지 소모가 적어서 겨울 내내 버틸 수 있다고 한다. 주로 낙엽 밑에 가랑잎 사이에서 그대로 얼어붙어 있다가 봄이 되면 얼었던 몸이 스르르 해동돼 다시 울기 시작한다. 이 때가 청개구리뿐만 아니라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驚蟄)이다.

이 청개구리가 처음부터 자신이 청개구리인 줄 알고 살면, 즉 지난 변태기를 잊어버리고 어릴 적 생각을 못하면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한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알에서 부화하여 올챙이를 거쳐 천신만고 끝에 청개구리가 되었으니 물가에서 벌레를 잡아먹으면서 한껏 폼을 잡고 살게 되면 자연스럽게 과거를 잊게 된다. 살아오면서 어려울 때나 힘들 때를 망각하게 되면 처신이나 일을 그르치게 된다.

또한 청개구리가 되기 전처럼 물에서만 살면서 주변을 벗어나 다른 사물을 살피지 못하면 '우물 안 개구리'(정저지와, 井底之蛙)라는 욕을 먹게 된다. 올챙이와 달리 개구리에게 다리가 있는 이유가 여기저기 자유롭게 뛰어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더욱이 청개구리는 나무에서 주로 서식해서 'tree frog'라고 한다. 관견(管見)을 벗어나기 위해 견문을 넓히고 네트워크를 확장해야 된다.

더 나아가 '끓는 물 속의 개구리'(boiling frog)는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개구리가 처음에 끊는 물 안에 들어가면 뜨거워서 바로 폴짝 뛰어 나오지만, 만약 서서히 따뜻해져 끊게 되는 차가운 물에 들어가게 되면 위험한 줄 모르고 그대로 있다가 죽게 된다는 것이다. 서서히 일어나는 중요한 변화에 대비하지 않고 무능하고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다가 낭패를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경칩을 앞두고 이제 청개구리가 깨어날 때가 되고 보니, 설화의 청개구리(청와, 靑蛙)와 푸른 기와지붕인 청와대(靑瓦臺)가 어찌 그리 닮은 행적을 보였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 정부 시작 이후 훌륭한 대통령을 많이 선출했지만, 결국에는 대통령직 퇴임 이후 국가의 원로로서 존경받는 사람보다는 형사처벌을 받거나 비리로 사과문을 발표하는 이들이 거의 전부라고 해도 될 정도다.

청와대 들어가서는 과거의 일을 잊어버리는, 즉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된다. 또 여론이 변화하고 있음에 오불관언인 '끓는 물 속에 개구리'처럼 처신하다가 결국에는 모두 처벌·비난받는 전직 대통령이 되고 말았다. 이는 또한 주권자인 국민으로 하여금 대통령 퇴임 때가 돌아오면 걱정이 돼 울 수밖에 없는 청개구리 신세가 되게 했다.

개구리 주저앉는 이유는 멀리 뛰자는 뜻이다. 올해는 그동안의 두 가지 청와지탄, 즉 국민은 대통령 잘못 선출해 놓고 청개구리처럼 청와지탄(靑蛙之嘆)하고 청와대는 스스로 잘못해서 퇴임 무렵에 청와대에서 청와지탄(靑瓦之嘆)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주권자인 우리 국민들이 대한민국 정부 시작이후 대통령 선거를 하면서 그동안은 멀리 뛰자고 뒤로 약간 주저앉은 개구리처럼 준비해 온 것이 아닐까. 그 많은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면서 말이다. (올해 경칩 청개구리에게는 반가운 인사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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