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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시평]시원한 정치, 시원한 사회

MT시평 머니투데이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입력 : 2017.07.06 04:54|조회 : 8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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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시평]시원한 정치, 시원한 사회
요즘 여름은 예전보다 더 빨리 오고 더 늦게 끝난다. 어떤 뉴스를 보니 1년 중 5개월 정도가 여름이라고 한다. 올해만 하더라도 5월 어디쯤에서 봄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지 않았나 싶다. 날씨가 더워지니 우리의 일상이 더욱 힘들어진다. 불쾌감과 짜증이 늘고 오래가면 심신이 지치고 괴롭다. 그래서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이러한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한여름이면 누구나 시원한 곳을 찾는 것은 말 그대로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대자연을 살펴보면 무더운 여름만큼 생명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계절도 없다. 나무와 풀과 곡식이 가장 많이 자라는 계절이 다름 아닌 여름이다. 녹음이 우거지는 것도 이때고 곡식의 잎이 많아지고 그 줄기가 튼실해지는 것도 이때다. 이 무더운 여름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 때만 그런 식물에 풍요로운 가을이 보장된다. 또한 그 강한 햇살을 받아 자란 식물들이 있어야 그들이 만들어주는 그늘 속에서 음지의 식물들이 살아갈 수 있다.

여름날의 햇살과 함께하는 식물이 있어야 자연의 세계가 유지되는 것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쏟아지는 햇살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 속에서 수고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 있을 때 그들이 만들어준 그늘 아래에서 나머지 사람들이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것이다. 타오르는 아스팔트 위에서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이 있어야 하고, 폭염 속에서 불을 꺼야 하는 소방관이 있어야 하며, 한여름에 경계근무를 서는 군인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사람들이 없다면 우리 모두는 한낮의 광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그들이 보여주는 희생과 헌신이 없다면 우리는 서로에 대한 경쟁과 투쟁만이 존재하는 그런 사회에 남겨질 것이다. 그런 사회에 한여름의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은 없다. 이 무더운 날씨에 비지땀을 흘리며 수고하는 사람들을 돌아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여러 개인이나 다양한 집단이 내는 목소리가 자기만을 위한 것이 아니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사회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사람들을 너무 홀대한 것이 사실이다. 일제강점기 때 나라를 되찾기 위해 개인적 영달을 포기한 사람들, 전쟁 속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버린 순국선열들, 가깝게는 공적인 임무를 수행하다 다치거나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삶이 그러한 희생을 하지 않았을 경우보다 더 낫거나 적어도 비슷하다고 쉽게 단언하지 못할 것이다. 다른 사람의 희생과 헌신을 우습게 여기는 사회에 평화가 있기 어렵다. 오직 이기적 투쟁만 있을 뿐이다.

한여름의 식물들이 햇살의 무한한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그 햇살을 견딜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그 식물은 시들어 죽고 만다. 그들이 강한 햇살을 견디면서 열매를 키우고 그늘을 만들 수 있으려면 땅이 제공하는 물이 있어야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주어지는 물이 있을 때 그 뿌리가 살아남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이 사회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고사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의 뜨거운 관심과 지지가 있어야 한다. 사회적 요구에 부응한 헌신과 희생을 홀대와 무시로 되갚는다면 배신감과 억울함만이 남을 뿐이다. 이런 사회에서 누가 기꺼이 사회와 국민을 위해 희생할 것이며 봉사하겠는가?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지금의 정부가 국가를 위해 애쓰고 희생한 사람들에게 최고의 예우와 처우를 약속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조치들은 그들의 고귀한 정신이 우리 사회의 다른 곳까지 울려 퍼지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이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누군가 우리를 위해 많은 땀을 흘리면서 수고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우리 사회는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그들에게도 살맛 나는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정치가 그들에게 시원한 청량제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이 한여름의 시원한 정치요, 시원한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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