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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사회의 다양성과 여성

기고 머니투데이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입력 : 2017.07.11 04:34|조회 : 7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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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사회의 다양성과 여성
1997년 국내에 사외이사제도가 도입된 이래 20년이 지났는데 이사회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아직 큰 진전이 없다. 특히 국내 상장회사들에서 여성 사외이사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엘리엇은 15개 계열 상장사에 단 세 사람의 여성 사외이사만 있는 삼성에 이사회에 성별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취지의 주주제안을 내기도 했다. 우리 실정에서 인종 문제는 사실상 없다고 보면 이사회의 다양성 문제는 거의 여성 사외이사 수의 확대 문제다. 따지고 보면 미국에서도 IBM에서 최초 여성 사외이사가 나온 것이 인류가 달에 착륙한 2년 뒤인 1971년이었으므로 여성 사외이사 문제는 반드시 우리나라에서만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고 볼 것이다.

여성이 영리회사의 사외이사로 선임된다는 것은 다양성 외에는 원칙적으로 이사회에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실증적인 연구가 없기는 해도 여성의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참여는 이사회를 보다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는 듯하다. 여성이 남성보다 위험회피 성향을 강하게 보유하고 있어 이사회의 결정을 보다 신중하게 하고 여성 이사가 이사회 구성원간의 소통을 보다 더 원활히 한다는 생각도 있다.

회계법인 PwC가 2017년 미국 대기업 이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91%의 이사가 여성 이사가 이사회를 효율적으로 만든다고 응답했고 84%의 이사가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이 회사의 실적 향상으로 연결된다고 응답했다.

여성의 이사회 참여율은 나라에 따라 큰 격차를 보인다. 2010년을 기준으로 유럽연합(EU)의 평균비율은 11.7%였다. 가장 높은 스웨덴이 21.9%, 가장 낮은 이탈리아가 2.1%로 큰 격차를 보였다. 미국은 16.1%, 일본은 0.4%였다. 일본의 수치가 지나치게 낮은 이유는 일본은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비중 자체가 매우 낮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2017년 기준으로 미국 S&P500 회사에서 여성 이사의 비율은 21%다. 그런데 미국의 수치에는 약간의 허수가 포함되어 있다. 미국에서는 이른바 ‘트로피(Trophy) 이사’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예컨대 2006년의 경우 80명의 여성 이사가 복수 이사회에 취임했다. 가장 많은 경우는 한 여성 이사가 7개 회사에 동시 취임한 사례다.

노르웨이는 2003년 제정한 법률에서 2008년까지 상장회사 이사회의 여성 비율을 40%로 강제하기로 한 바 있다. 이를 준수하지 않는 경우 최고 벌칙으로 회사의 해산명령까지 가능하도록 규정했다. 그러자 2003년에서 2008년 사이에 여성 사외이사의 비율이 6.8%에서 40.3%로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소수 여성 이사가 복수 이사회에 취임하거나 회사들이 이사회의 규모를 줄이면서 가능했던 것이다. 한 여성 이사는 11개 회사에 취임했다. 선의의 제도 개선이 엉뚱한 결과를 낳은 또 하나의 사례다.

서구에서 이사회 내 여성 사외이사 비율의 상승은 최근 정체 상태에 있다고 한다. 먼저 다양성 기준의 강조에 일종의 피로현상이 발생했다.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가 기업지배구조에서 다양성을 갖춘 이사회 구성 문제의 중요성을 떨어뜨렸다. 여성 사외이사 확충을 포함한 개혁적 실무 도입은 회사 경영이 어려울 때는 우선순위에서 뒤처지기 마련이다.

우리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은 이사회의 다양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만 여성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특별히 규정하지 않고 있다. 여성 사외이사의 이사회 진출은 지속적으로 장려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여성들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여성 몫’이라는 도식은 폐기되어야 하고 동시에 역량 있는 차세대 여성 인재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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