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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협치 학습'

[the300]'김이수'와 '김명수' 사이 열흘

광화문 머니투데이 박재범 정치부장 |입력 : 2017.09.25 04:11|조회 : 8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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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폐청산’과 ‘협치(통합)’. 탄핵 후 대선의 주된 화두였다. 대선의 승자는 전자에 방점을 찍었다. 국정과제 1순위도 ‘적폐청산’에 뒀다. 협치와 통합은 상대적으로 밀렸다. 당연한 선택이었다. 높은 지지율보다 더 좋은 명분은 없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인사는 대선 전후로 이런 말을 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여론 조사를 한다. 그 결과를 보면 적폐청산이 압도적이다. 오히려 다른 길을 가는 게 부담스러울 정도다”. ‘국민 주권’의 출발도 이 지점이다. 국민과 함께 가면 불리한 정치 지형도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 “넉달 걸린거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직후 여권 중진 인사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넉달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김이수 부결’까지의 125일을 뜻한다. 여권이 현실을 깨닫는 데 든 시간이다. 사실 현실이 넉 달 동안 달라진 것은 아니다. 국회 의석은 지난해 12월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때나, 올 3월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인용때나, 5월9일 대선 때나 변함이 없다.

대통령과 집권세력은 바뀌었지만 작년이나 지금이나 여소야대다. 애써 외면했던 현실을 다시 직면하게 됐을 뿐이다. 탄핵을 이끈 세력이 반대편에서 ‘야3당 동맹’을 한다는 것은 아이러니지만 엄연한 현실이기도 하다.

# 진단에 따라 처방은 달라진다. ‘김이수’는 검진 비용과 같다. 검진 결과를 받아든 여권은 화들짝 놀랐다. 열흘 동안 치열한 내부 논쟁이 이어졌다. 혹자는 주전론(主戰論)과 주화론(主和論)의 대결이라고 표현했다. 대상은 국민의당이다. 그 결과 협치의 임시 처방전이 나왔다. 민주당의 모든 의원이 국민의당 의원을 만났다. 국민의당 의원 10명 이상을 만난 민주당 중진 의원만 여럿이다.

단순히 표를 구걸하기 위한 만남은 아니었다. 속내를 듣고 감정을 읽었다. 만남은 대화로 이어진다. 경청은 소통이 된다. 그 내용은 청와대로, 당 지도부로 전달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에게 직접 전화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과’했다.

#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가깝고도 멀다. 한 집에 있다가 갈라진 만큼 감정의 골도 깊다. 양쪽 모두 마음이 상했지만 큰 집보다 작은 집의 피해의식이 더 크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이수’와 ‘김명수’ 사이 열흘동안 많이 배웠다고 한다. 국민의당의 감정, 국회의 현실, 협치의 필요성…. 학습한 내용도 적잖다.

김이수 부결 후 격앙됐던 청와대와 여당이 이틀만에 감정을 추스른 것도 성장의 과정이다. 감정 자극을 피하기 위한 작전이라고 해도 협치는 그런 노력에서 시작된다. 진단은 내려졌다. “매번 이렇게 할 수는 없지 않냐”는 게 여권의 결론이다. 다만 처방전은 다양하다. 상시적 대화 창구 마련, 정책 협의 진행 등 여러 아이디어가 나온다.

# 강경론자로 불리는 한 여권 인사는 이렇게 물었다. “적폐청산의 요구가 협치 요구보다 더 높은 이유가 뭘까”. 그는 “정치 자체가 적폐 대상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라고 자답했다. 국민의 요구는 “싸우지 않는 정치를 하라”는 것인데 정쟁이 되풀이되다보니 정치 역시 적폐로 비쳐진다는 얘기다. 어찌보면 협치가 곧 정치 분야 적폐청산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다만 협치는 한쪽의 노력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따끔한 맛을 보여줘야 한다’는 자세로는 협치가 불가능하다. ‘김이수’를 통해 여권에 현실을 알려줬다고 자신하는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가 ‘김이수’ 이후 열흘 동안 학습한 것은 무엇일까. 자존심을 높이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자존심을 느낄 만한 가치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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