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UAE 원전' 의혹 차단 전력… 국회 비공개 보고 가능성도 시사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청와대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사 파견이 '원전 의혹'으로 발전 것과 관련해 적극적인 진화에 나섰다. 임 실장의 UAE행과 원전은 관계가 없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언론과 야당에 "국익을 위해 추측성 언급과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야권의 비공개 보고 요구도 검토할 가능성을 열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6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 실장의 UAE 특사와 관련해서 너무나 많은 추측성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간절하게 호소의 말을 드린다. 추측성 보도를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임 실장이 UAE에 간 것은 원전문제 때문이 아니다. 이번 방문은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한다는 목적이 있었다"며 "상대국이 있기 때문에 대화의 내용을 언급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국가 간 외교 사안은 말씀 드릴 수 있는 내용이 있고, 없는 내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원전 건설은 잘 되고 있다. 건설 공사가 다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과 야당이 제기한 △2조원대의 UAE 원전건설 지체보상금 △대금 못 받은 중소업체의 도산 및 철수 의혹 역시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UAE에서도 우리 언론의 보도를 다 주시하고 있는데, 그쪽에서는 우리의 상황을 보고 의아해 하고 있다"며 "왜 한국 언론에서 이런 보도가 나오는지에 대해 의아해 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같은 시간 한병도 정무수석은 국회를 찾아 국민의당·바른정당의 원내대표와 만난 후 기자들에게 "최근에 나온 설들이 대부분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게 대부분이고, 근거가 없다"며 "정말 국익적 관점과 양국의 전략적 관계, UAE 원전 수주 등 중요성 때문에 갔다왔다고 믿으셔도 된다. 그 외에 무엇이 없다고 확신하셔도 된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해명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관련 이슈에 대한 국회 비공개 보고와 관련해 한 수석은 "이 문제가 정치적 이슈처럼 불거지는 것에 대한 굉장한 우려가 있다. 그것만 아니라면 못 만날 일은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아직 제안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지만, (국회에서) 제안이 온다면 한 번 (내부적으로) 이야기를 해봐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외교적 사안이 걸린 문제인 만큼, 정치권과 언론의 문제제기를 더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에 이같은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장 및 대법관 임명동의 절차,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협치'를 위해서도 야권의 의혹제기에 답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도 풀이된다.

특히 이같은 의혹이 향후 원전 수주전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판단 역시 작용했다. 한 수석은 "UAE가 중요하다. 이게(UAE 원전이) 공사가 잘 되면 사우디아라비아, 영국에서 우리가 원전을 수주하는데 아주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런 평가(추측성 보도)들이 다 수주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중요시 할 부분은 국익이고, 국익적 차원에서 현재 공사가 잘 진행되는 원전에 대해서 (추측성) 보도가 안 됐으면 한다"고 했다. UAE 측에 친서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공개된 것과 관련해서는 "친서 전달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다. 통상적인 친서를 전달한 것"이라며 "내용을 숨기려고 그런 게 아니다. 친서의 내용 자체도 별게 없다"고 답했다.

한편 UAE가 한국산 요격미사일 시험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며 "국방부에서도 아마 그 내용의 확인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