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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문제는 공급이야"…재건축 규제의 역설

기자수첩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입력 : 2018.02.13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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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 지어진 아파트들은 1970년대 것들과 '질'이 달라요. 그동안 시공 기술이 발전했고 노하우도 쌓였기 때문이죠."

서울시 주택정책 담당자가 재건축 안전진단의 판정 기준 가운데 하나인 '구조 안정성'을 두고 한 말이다. 과밀 개발을 우려해온 서울시가 재건축 제도에 대해 갖는 시각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집이 구조적으로 튼튼하면 전면 철거 이후 신축에 나설 명분이 약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전진단에는 현행법상 층간소음이나 에너지 효율, 설비 노후도 등 '주거환경'도 함께 반영된다. 이 때문에 안전상 큰 하자가 없는 단지라도 연한(준공 이후 30년)을 채우면 주거환경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재건축 판정을 수월하게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나 정비업계는 앞으로 과거와 같이 재건축이 활성화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2003년부터 서울의 용적률 상한이 기존 300%에서 250%로 하향돼 1980년대 후반 이후 지어진 중·고층 고밀도 단지들의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의 조사에 따르면 1990년 이전 준공된 전국 아파트들의 평균 용적률은 192%다. 반면 1991~2000년에 준공된 아파트들의 평균 용적률은 255%에 달한다. 용적률은 대지면적에 대한 연면적의 비율을 말한다. 상한이 높으면 같은 면적 안에 지을 수 있는 건축물 규모가 커 사업성이 높고, 낮으면 그 반대다.

재건축 추진 단지가 임대주택 건립 시에는 법적 상한인 300% 용적률이 적용된다.
하지만 임대주택 공급에 할애되는 물량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사업성 개선 효과는 크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정부나 시 모두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과열은 억제하고, 사업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각종 규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공급을 늘림으로써 시장을 안정화시킬 방안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

서울에서 주거환경이 쾌적하면서 가성비가 높은 주거지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리모델링은 주거여건을 개선킬 수 있지만 최대 3층까지만 증축 가능해 공급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그만큼 강남의 희소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 조합이 임대주택이 아니더라도 지역 특색에 맞는 맞춤형 주택을 공급하면 용적률 상한을 시범적으로 올려주는 제도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재건축 규제 완화를 비롯해 강남에서 공급이 늘어야 집값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자수첩]"문제는 공급이야"…재건축 규제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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