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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노벨상 가즈아~’

[송정렬의 Echo]

송정렬의 Echo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입력 : 2018.05.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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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 사람의 독자를 만나기까지 100년을 기다린다해도 나는 결코 서운하지 않을 것이다."(요하네스 케플러)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순 없지만, 누군가 한 사람에게는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많은 '메아리'를 부탁드립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속마음을 딱 들켜버렸다. 지난달 28일 미국 미시간 주 워싱턴타운홀에서 열린 공화당 유세현장에서다. ‘노벨’이라는 지지자들의 연호 앞에 트럼프는 완전히 무장 해제됐다. 트럼프는 벅찬 마음을 진정시키려는 듯 잠시 연단을 벗어나기도 했다. 다시 마이크 앞에 선 트럼프는 “매우 멋지다. 고맙다. 노벨상이라…하하”라며 어린아이처럼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노회한 협상가의 포커페이스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상은 세계의 승리다” “나는 단지 일(한반도 비핵화)이 이뤄지기를 원한다” 등등. 이후 쏟아지는 노벨상 관련 질문에 대한 트럼프의 답변은 너무 교과서적이다. 트럼프의 말을 ‘~승리였다’ ‘~원했다“로 시제만 과거로 바꾸면 수상소감과 다름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 확신하게 된다. 트럼프가 진정으로 노벨상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불과 얼마 전까지 만해도 트럼프와 노벨상이라는 단어의 조합은 상상조차할 수 없었다. 트럼프가 누군가. 후보시절부터 여성, 무슬림, 외국인을 혐오하거나 모욕하는 발언으로 무수한 논란을 일으켰다. 반이민정책, 백인우월주의 옹호발언, 포르노스타와의 성추문 등 집권 이후에도 그의 행보나 이미지는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 인류평화 증진에 공헌한 인물에게 수여되는 노벨상평화상과 트럼프는 어느 모로 보나 거리가 한참 멀었다.

하지만 한반도 상황의 대반전은 트럼프와 노벨상의 간격을 극적으로 좁혀놓았다. 진보성향의 뉴욕타임스조차 ‘노벨상 수상자 도널드 트럼프? 가능성이 있다“라는 기사를 내보낼 정도다. 공화당 하원의원 18명이 이달초 한반도 비핵화와 한국전쟁 종전에 노력한 공로를 이유로 2019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트럼프를 공식 추천했다.(올해 노벨상 후보자는 이미 2월에 마감됐다.)

트럼프는 미우나 고우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의 키맨이다. 트럼프는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수용함으로써 4·27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핵전쟁 위기가 감돌던 한반도를 비핵화하고, 평화체계를 정착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만들어냈다. 트럼프의 말처럼 오바마를 비롯해 전임 정권들은 수십년간 결코 만들어내지 못했던 상황이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트럼프의 파격이 만들어낸 대반전이다.

사실 외교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대목은 세기의 담판을 통한 비핵화 합의 이후다. 비핵화의 성공여부는 이행과 검증과정이라는 디테일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양측의 갈등을 조정하며 기나긴 이행과 검증과정을 끌고 갈 수 있는 인내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연 트럼프의 캐릭터 상 이런 인내심을 기대할 수 있느냐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들도 존재한다.

그런 맥락에서 트럼프의 노벨상 수상에 대한 언급이 우연이든 아니든 문재인 대통령의 입에서 시작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트럼프의 노벨상 수상은 단순한 덕담을 넘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견인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채찍 효과다. 노벨상을 통해 한반도를 자신의 최대 업적으로 인정받는 트럼프와, 그렇지 않은 트럼프의 인내심은 분명 다를 수밖에 없다.

트럼프 노벨상에 대한 우려도 냉소도 있다. 하지만 노벨평화상이 글로벌 컨센서스로 주어지는 건 아니다. 지난 1901년부터 개인 104명과 27개 기관을 수상자로 배출하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온다면 트럼프가 노벨상을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 더불어 2000년 이후 두 번째 한국의 노벨상 동반수상도 기대해볼 수 있다. 우리 입장에선 내년 10월 '트럼프 노벨상 가즈아~'를 크게 외칠만 하다.

송정렬 뉴욕특파원
송정렬 뉴욕특파원

송정렬
송정렬 songjr@mt.co.kr

절차탁마 대기만성(切磋琢磨 大器晩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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