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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알프스의 고타드 터널

김화진칼럼 머니투데이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입력 : 2018.10.30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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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알프스의 고타드 터널
알프스는 세계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장애물이었다. 한니발과 나폴레옹이 군대를 이끌고 알프스를 넘은 얘기가 상징이다. 필자는 차를 몰고 알프스의 모든 고개를 넘어보았는데 겨울철만 아니면 걸어서도 넘을 만했다. 이제는 터널이 많아 관광할 게 아니라면 금방 넘는다. 스위스의 알프스 터널들은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연결하지만 독일 남부와 이탈리아를 연결하는 의미도 있어 유럽의 남북을 잇는 혈맥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잘하는 농담이 하나 있다. 스위스와 이탈리아 사이 알프스에 터널을 만들기로 했다. 세 나라 업체가 입찰에 나섰다. 터널은 양쪽에서 파 들어와 가운데서 만나는 방식으로 만든다.

먼저 독일업체가 말하기를 자기들은 가운데서 정확히 만나는 오차가 1미터 이내다. 스위스업체가 말하기를 자기들은 가운데서 정확히 만나는 오차가 1센티미터 이내다(스위스 퍼펙트). 그러자 이탈리아업체가 말하기를 자기들은 중간에 만난다는 보장은 못 하지만 중간에 못 만나게 되면 하나 값으로 두 개를 뚫어주겠다.

경상남북도 크기인 스위스에는 터널이 1300개가 넘는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고타드(Gotthard) 터널이다. 필자는 스위스에 살 때 고타드 터널을 여러 번 지나보았다. 약 17킬로미터다. 80킬로미터 속도제한이라 13분쯤 걸린다. 한겨울인데도 터널 중앙부쯤 오면 차 안에 있는 온도계가 영상 30도를 넘었다. 지열이 이런 거구나 했다. 냉방장치가 없으면 46도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남쪽 출구로 나오면 칸톤 티치노의 아이롤로다. 루가노를 지나 이탈리아 코모로 길이 연결된다.

코타드 터널은 스위스 공학기술의 정수다. 1882년 기차터널이 처음 개통되었다. 알프레드 에셔라는 사람이 코타드철도회사를 만들어 입찰에 부쳤는데 당시 스위스와 이탈리아 건설업체간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스위스업체에 낙찰되었다. 에셔는 스위스 철도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1856년 세워진 스위스 2대 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창업자다.

제네바 출신 엔지니어 루이 파브르가 수주했다. 저가수주로 고생을 많이 했다. 터널이 완공되기 전인 1879년 자신이 만든 터널 안에서 작업 중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터널 공사 중 사망한 사람의 숫자는 약 200명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개 지하수 침수와 토사운반 차량사고가 원인이다. 스위스군대가 파업을 진압하면서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자동차 터널은 1980년에 개통되었다. 그 전에는 차량을 기차에 싣고 옮겨주었다. 필자도 다른 알프스 터널에서 타 보았다. 내 차에 앉아 기차를 타는 경험이 특이했다. 근데 입구와 출구 잠깐만 빼고는 보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2016년 첫 터널보다 훨씬 고도가 낮은 두 번째 기차터널이 완공되었다. 56킬로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긴 기차터널이다.

요즘 AI(인공지능)니, 디지털이니 해서 공학과 기술이 온통 그쪽에 집중되어 있다. 고부가가치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데 정작 우리 생활과 생명, 그리고 산업에 필수적인 것은 건축과 토목 같은 ‘구세대’ 분야가 아닐까. 공대가 항상 세계 3위권에 드는 버클리는 실리콘밸리 시대가 열리기 전부터 미국 서부의 근대화 노력에 필수적인 동반자였다고 자부한다. 캘리포니아의 농업 발달에 필요했던 관개시설, 1936년 완공된 후버 댐, 1937년에 완공된 금문교 모두 버클리공대 작품이라고 자랑한다.

중국도 스위스 엔지니어링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중국이 홍콩과 마카오를 다리와 터널로 연결했다. 55킬로미터에 달하는 세계 최장의 해상다리 강주아오 대교다. 시진핑 주석이 직접 개통식에 참석했다. 컴퓨터에 집중하느라 이 분야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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