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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인공지능 세계대전…추격자보다 선도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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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철환 단국대 겸임교수
  • 2018.12.2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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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철환 단국대 겸임교수

지금 세계 각국은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의 리더가 되기 위해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이 경쟁의 대열에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전문가 영입과 양성, 핵심적인 기술을 상호 공유하는 오픈소스 전략, 그리고 기술력이 있는 스타트업들은 M&A를 통해 시너지를 높이는 전략을 취해 나가고 있다. 한편, 세계 제2의 경제대국 중국은 ‘인공지능 굴기(崛起)’를 통해 미국을 기필코 따라잡겠다는 목표 아래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인재양성과 기술투자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은 2018년 3월 ‘중국 AI 꿈을 파헤치다(Deciphering Chinas AI-Dream)’라는 보고서에서 AIPI 지수가 중국 17점, 미국 33점으로, 중국 AI 역량이 미국의 절반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AIPI란 하드웨어, 데이터, 알고리즘, 상용화 등의 4가지 영역에서 국가의 인공지능과 관련된 능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한 지표다. 특히 중국의 하드웨어는 미국에 크게 못 미쳤다. 이는 인공지능 발전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으며, 중국은 수입과 구매 방식을 통해 인공지능 하드웨어 능력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됐다.

이처럼 아직은 인공지능 발전 면에서 미국이 크게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이 무서운 기세로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 주목된다. 우선, 중국은 미국과 달리 정부의 강력한 지원시책이 펼쳐지고 있다. 중국은 인터넷에 이어서 인공지능을 국가 목표로 설정하고 인간과 기기 간 상호작용, 빅데이터 분석 및 예측, 자율자동차, 군사· 민간용 로봇 등을 개발하는 ‘차이나브레인(China Brain) 프로젝트’를 13차 5개년계획(2016~2020년)에 포함시켰다. 또 중국은 제조대국을 넘어서 제조강국을 목표로 첨단분야 10대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를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개인보호법이 미국보다 약하다는 점도 인공지능 개발에 유리한 점이다. 중국은 AI의 핵심기술인 머신러닝과 딥러닝의 재료가 되는 빅데이터에 대한 규제가 없으며, 오히려 정부가 개인정보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7억 3000만 명에 달하는 온라인 인구는 중국 인공지능 발전에 엄청난 무기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거대한 실험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제조 2025’가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위태롭게 한다면서 관세폭탄을 투하한 것이다. 미국이 중국에 조치한 25%의 고율관세 부과 대상 1300여개 품목에는 ‘중국제조 2025’에 포함된 품목이 망라되어 있다. 미국과 중국은 미래의 핵심 먹거리인 인공지능의 개발전략을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을 이미 시작하였다.

일본과 유럽 또한 비슷한 상황으로 이 대열에 적극 뛰어들었다. 각국의 이러한 치열한 경쟁이 마치 인공지능 면에서 세계대전을 치루고 있는 것 같다. 일본은 한때 로봇 강국으로 통했다. 소니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다양한 휴머노이드 (humanoid)로봇을 내놓으면서 세계시장을 선도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AI 경쟁에서 한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강하게 지니고 있다. 그래서 2015년 12월, ‘초스마트사회(Society 5.0)’란 화두를 던졌다. 여기에는 일본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로봇, 센서 디바이스, 네트워크 인프라, 데이터, 컴퓨터 개발능력 등을 활용하여 경제 및 사회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이 포함되어 있다. ‘인공지능기술전략회의’도 이런 연장선상에서 나왔다. 경제부진 탈출과 초스마트사회 건설을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술육성이 필수조건이란 판단을 한 셈이다.

또 프랑스가 유럽의 AI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봐야 할 점이다. 사실 프랑스는 그동안 디지털 후진국으로 치부되어 왔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를 디지털 강국, 인공지능 강국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8년 3월 발표된 ‘데이터 및 기술인재 육성책’에는 기술인재를 프랑스로 모으기 위해 인공지능 연구에 15억 유로를 지원하고 의료데이터 등을 연구목적으로 개방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면 우리의 상황은 어떠한가?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환경은 5G 이동통신 등 기본 인프라는 그런대로 갖춰져 있으나,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딥러닝 등 핵심 원천기술은 크게 뒤떨어져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타 산업분야와의 협업 등 산업생태계 조성 측면에서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이에 인공지능 기술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할 때 우리 기업들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에 불과하다.

인공지능 기술은 선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가 아니라 ‘선도자(first mover)’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미 우리는 선두주자인 미국에 비해 기술력이 2년 이상 뒤처져 있다. 또 우리가 앞서간다고 평가되는 분야가 전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자칫 인공지능 후진국으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투자를 확충하고 전문 인력 양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시책들은 전략적이면서도 체계적으로, 아울러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는 신기술과 산업에 대한 투자는 그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효과가 나타나는 데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기고]인공지능 세계대전…추격자보다 선도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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