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타깃도 선명한 조준경…세계 시장 정조준

군사용 원거리조준경 모습 /사진제공=수옵틱스

슈웅, 퍽. 수백미터 밖에서 쏜 총탄이 목표물을 정확하게 꿰뚫는다.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상대를 정확히 맞추는 모습은 영화 속에서는 자주 나오는 장면이다. 현실에서도 특수부대 저격수들은 1~2㎞ 떨어진 표적물을 정확하게 맞춘다. 이들의 눈을 대신하는 게 조준경이다. 조준경은 멀리 떨어진 대상을 바로 앞에서 보는 것처럼 선명하게 보여주는 광학장치다.

11년째 조준경을 개발·생산 중인 수옵틱스의 임도현 대표는 "조준경은 총기 사용이 제한된 국내에서는 낯선 제품이지만 미국 등에서는 레저용·군용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해외시장에 조준경을 수출하면서 쌓은 조준경 설계기술과 생산능력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수옵틱스가 개발반 조준경 '액투스' /사진제공=수옵틱스

2008년 설립된 수옵틱스는 초정밀 광학조준경, 일루미네이션 발광 조준경, 군용 아칸(Archon) 조준경 시리즈부터 활 조준기, 레저용 조준기기 등을 생산한다. 연간 생산량은 35만개다. 광학설계 관련 국내외 특허 11종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인 원거리조준경은 최대 12장의 정밀 렌즈가 들어간다. 렌즈의 정밀도와 내부 설계에 따라서 배율이 달라진다. 군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6-8배율' 조준경은 육안의 48배까지 사물을 당겨서 볼 수 있다. 최대 2㎞ 수준까지 사물 관측과 조준이 가능하다.

임 대표는 "광학렌즈 여러 장을 일렬로 배치해 빛 왜곡 현상을 최소화하고 반대로 해상도는 높이는 설계 능력과 외부 충격에도 해상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내구성을 높이는 기술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수옵틱스의 조준경은 기본적으로 500가우스(G)의 충격테스트를 2000회 이상 거친다. 설계·제작 능력을 바탕으로 기존 조준경에 유기발광다이오드(OELD) 디지털 화면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조준경도 개발 중이다.

수옵틱스는 설립 당시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해 성장했다. 1년여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2009년부터 미국 부쉬넬에 제품을 공급했다. 첫 수출 물량은 20억원 안팎이었다. 부쉬넬은 국내에는 골프 거리측정기로 잘 알려진 글로벌 광학장치 브랜드다. 현재는 부쉬넬을 포함해 해외 바이어에게 제조업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조준경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90%에 달한다.


올해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3년여간의 연구·개발기간을 거쳐 자체 브랜드인 '액투스(ACTUS)'를 완성했다. '원거리 조준경'과 '무배율 조준경'(도트사이트) 5종이다. 올해 시제품을 내놓고 내년 상반기 중 미국과 인도, 동남아, 중동 지역 등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임 대표는 "몇개월되지 않았는데 해외 바이어들이 액투스 시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보내고 있다"며 "내년에는 미국 레저용 시장 외에도 동남아·중동 지역 군수용 시장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