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장교가 민간인 성폭행…軍경찰은 부실수사"

삽화는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최근 공군 내 성폭력과 2차 가해 등으로 여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해 공분을 산 가운데 이번엔 민간인이 육군 장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등장했다. 폭로자는 군사 경찰의 안일한 대처와 가해자 측의 합의 강요 등 2차 가해에도 시달려야했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게시글에서 자신을 민간인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연인이었던 육군 장교 B씨에게 강간상해 및 리벤지 포르노, 강제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연인 관계였던 두 사람은 지난 3월 서울에서 대구로 가던 도중 다퉜다. 집에 도착한 A씨는 그대로 잠을 잤고 B씨는 잠든 A씨를 깨워 대화하려 했다. 그러나 A씨가 거부하자 B씨가 강제로 입을 맞추고 옷을 벗기려 했으며 큰소리를 지르고 때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A씨는 B씨를 데이트 폭력으로 신고했으나 돌아온 건 "당장 신고 취하해라" "우리는 악연으로 다시 시작될 것이다" "내가 너 학교 다니는 꼴 볼 수 있을거 같냐" 등의 협박이었다고 전했다. A씨는 두려움에 신고를 취소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4월 더 큰 피해를 입었다는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B씨와 또 한 번의 다툼 끝에 헤어짐을 고했지만 B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강간상해를 당했고 얼굴 및 신체부위를 맞았다"며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B씨가 "신고하면 가족, 친구들에게 영상을 뿌리겠다"며 자신의 휴대폰을 빼앗아갔다고 했다.

A씨는 겨우 휴대폰을 손에 넣어 신고했지만 B씨로부터 "신고를 취하하지 않으면 극단적 선택을 할 것"이라는 협박을 들었다고 했다. 또 B씨가 가족, 친구들, 변호사를 동원해 자신에게 회유하는 연락을 보냈다고도 전했다.

사건이 군사 경찰로 넘어간 후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고 털어놨다. B씨가 신고 취하를 집요하게 요구하며 A씨의 집 주변을 찾아오고, 렌트카를 빌려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군사 경찰에게 조치를 요구했지만 "통제할 권리가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고, 군부대에서도 B씨에 대한 조치를 하지 않아 자신이 숨어지낼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군사경찰 수사관에게 CCTV를 확보해 달라고도 했으나 "권한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부실 수사를 의심했다.

그는 "이외에도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너무 많다"며 "공군 중사 사건의 당사자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자신 역시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 하던 중 가족에게 발견돼 현재 서울에 머물고 있는 상태라 밝히며 도움을 촉구했다.

같은 날 A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글을 올려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12일 오후 4시 현재 1만6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