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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기원전 새겨놓은 그리움의 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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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기원전 새겨놓은 그리움의 화석

머니투데이
  • 최광임 시인·대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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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1.2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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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오독誤讀’ 변종태(시인)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기원전 새겨놓은 그리움의 화석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를 걸어본 사람은 안다. 뽀드득 뽀드득 가슴에 새겨지던 소리와 어떤 의식에 사로잡히던 마음을 한 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순결함, 장엄함 심지어 결연함을 느꼈을 수도 있다. 처녀지를 발견했다는 개척정신이거나 나만이 최초의 족적을 남기고 있다는 정복 의지가 발산되기 때문이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내가 처음으로 가고 있다는 그 행위 자체가 나를 세기의 인물로까지 확대 연결하곤 한다. 그 몇 초 혹은 몇 분 동안 적어도 나는 세상에서 가장 순결하며 결연한 의지의 소유자이며 최초 최후의 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저 마르지 않은 시멘트 바닥을 홀로 걸어간 새도 사람의 생각대로라면 세기의 개척자이며 정복자가 되어 순결하고 결연한 의지가 발산되었을 것이다. 모래바닥처럼 보이는 저 마르지 않은 시멘트 길을 작고 여린 마디들이 잇따라 꺾이며 부러지듯 오도독오도독 온몸으로 새기며 건넜을 새의 발자국이다. 질척한 가슴에 고백한 문장은 굳어버린 그리움이라고 시인은 오독하는 것인데 과연 오독이겠는가.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기원전 새겨놓은 그리움의 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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