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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의 思見]트럼프, 황금을 가진 수호자의 위험한 앞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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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희 기자
  • 2016.11.1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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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어느 누구도 꼭 필요한 것 이상의 개인 재산을 소유해서는 안되네.

그들은 어느 누구도 아무나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는 집이나 곳간을 소유해서는 안되네.

산업1부 재계팀장(부장)
산업1부 재계팀장(부장)
그들은 수호자 노릇을 하는 대가로 정해진 만큼의 양식을 다른 시민들한테서 받되, 연말에 남아서도 안되고, 모자라서도 안되네.

그들의 혼에는 이미 신이 주신 신성한 금과 은이 영원히 내재하는 만큼 그들에게는 따로 인간의 금이 필요 없네.

그들이 갖고 있는 천상의 금을 지상의 금과 섞어 오염시키는 것은 신성 모독인데, 그 까닭은 그들의 금은 순수하지만 사람들 사이에 유통되는 금은 수많은 악의 원천이기 때문이라네.

전 시민 가운데 그들만이 금과 은을 다루거나 만져서는 안되며, 그들만이 금과 은과 한 지붕 아래 들어가거나 금과 은을 장신구로 몸에 두르거나, 은잔 또는 금잔으로 마셔서는 안되네.

그래야 그들 자신도 안전하고, 국가도 안전할 것이네.

그들이 일단 토지와 집과 돈을 사유하기 시작하면, 수호자가 되는 대신 재산 관리인과 농부가 될 것이며, 다른 시민들의 협력자에서 적대적 주인으로 바뀔 것이네.

그들은 미워하고 미움받으며, 음모를 꾸미고 음모의 대상이 되며, 외부의 적들보다 내부의 적들을 훨씬 더 두려워하며 한평생을 보낼 것이네.

그리하여 그들 자신도, 국가 전체도 임박한 파멸을 향해 재빨리 내달을 것이네."


천병희 단국대 명예교수가 2013년 번역한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국가(Politeia)'(출판사 숲) 중 '지도자(혹은 통치자, 여기서는 수호자로 번역)'와 관련된 내용이다.

이 책은 2500년전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플라톤의 작은형인 글라우콘과의 대화를 플라톤이 정리한 것이다. 국가는 어떻게 구성해야 하며, 그 구성원들을 어떻게 교육시키고, 각자의 역할은 어때야 하는 지 등을 문답으로 풀어주는 형식이다. 2500년 전 얘기인데도 지금에 봐도 현실과 딱 맞아떨어지는 얘기들이다.

인용한 내용은 수호자의 자세와 덕목을 논하는 과정에서 나온 대화다. 국가를 통치하는 지도자는 사회 공동체를 위해 최소한의 사유재산만을 가지는 신성한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규정했다.

이렇게 수호자의 덕목을 정의(定義)하는 이유는 국가란 그 구성원 상호이익을 위한 협동체이기 때문이다.

개인이 혼자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협동을 통해 얻는 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에 사회가 구성된다. 그 과정에서 얻는 이익의 분배과정에서 생기는 이해상충을 얼마나 잘 조율하느냐가 수호자의 역할이다. 그래서 수호자는 그 이익에서 철저히 배제되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지구 유일의 초강대국이자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하던 미국의 새 지도자로 '미국이 최우선이다'라는 기치를 내 건 도널드 트럼프가 된 것은 예단하긴 이르지만 전지구적으로나 미국 스스로에게도 불행일 수 있다.

트럼프의 당선이나 영국의 브렉시트는 '내 것을 지키겠다'는 데서 출발한다. 사실 그 내 것이라는 게 온전히 과거부터 미국이나 영국 자신들의 것이었는지는 따져볼 일이다.

제국주의 시대의 식민지 확대 정책을 통해 얻었던 것은 아닌지, 미국이나 영국 이외 국가의 인재들이 그 나라 내 시스템에서 그 나라를 부유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아니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협동이 아닌 독립과 고립, 폐쇄는 단기간에는 미국 내 혹은 영국 내 시민들의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 성장 로드맵에서는 역효과의 가능성이 크다. 북아메리카 대륙에서만 고립돼서 살아가겠다면 모르지만….

미국 통화가 기축통화로서 세계에서 힘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초강대국이기 때문이다. 초강대국의 3대 조건은 군사력, 경제력, 문화력이다. 이 측면에서 중국은 군사력과 경쟁력을 미국의 뒤를 이어 갖췄지만, 세계가 따를만한 문화력에서는 아직 미흡했다.

문화력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시스템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열린 사회가 핵심이었다. 또 미래의 이익을 위해 잠시의 손해를 감내하는 참을성도 갖췄었다. 세계 경찰의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트럼프는 다르다.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쌓고, 그동안 동맹이나 혈맹의 지위에 있는 국가들과도 이익이 되지 않으면 담을 쌓겠다고 한다. 소위 '세계의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은 포기한 셈이다. 무역장벽도 더 높이겠다고 한다. 철저한 기업가적 접근이다.

우리도 한때 건설 기업가였던 대통령을 가져본 적이 있다. '해봤으니 안다던' 그가 결국 한 것은 4대강 사업이 사실상 전부였다. 녹색성장은커녕 투자한 곳마다 시들었다. 수호자로 길러진 자질을 갖춘 사람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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