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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 넘은 창작뮤지컬…토종뮤지컬 스포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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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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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1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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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타샤…' 객석 점유율 95% 재연..'어쩌면 해피엔딩' 티켓오픈 5분만에 매진..라이선스 수출도

뮤지컬 하면 '오페라의 유령' '캣츠' '시카고'만 떠올리던 시대는 지났다. 해외에서 들여온 라이선스 대작들이 주름잡던 뮤지컬 시장이 바뀌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 국내에서 제작된 창작뮤지컬들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공연티켓 판매서비스를 제공하는 예스24에 따르면 2015년 대비 지난해 창작뮤지컬의 매출은 86.7% 늘어난 반면 해외 라이선스 작품은 2.4% 줄었다. 올해의 경우 이달 12일 집계기준으로 창작뮤지컬은 지난해 대비 규모가 비슷했지만 라이선스 작품의 경우 48%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부터) 창작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광화문 연가' '햄릿:얼라이브'/사진제공=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세종문화회관, CJ E&M.
(왼쪽부터) 창작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광화문 연가' '햄릿:얼라이브'/사진제공=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세종문화회관, CJ E&M.

◇ 소극장부터 대형무대까지…브로드웨이에 열광하던 관객, 창작뮤지컬 골라본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어쩌면 해피엔딩' '레드북' 등 소극장 규모부터 '햄릿:얼라이브' '광화문 연가' '벤허' 등 대형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다수의 창작뮤지컬이 관객을 만나고 있다. 우란문화재단의 창작진 육성 및 콘텐츠 개발 사업으로 발굴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트라이아웃 공연 당시 전석 매진, 지난해 정식공연에서 창작뮤지컬 초연으로서는 이례적으로 95%의 객석 점유율을 달성하며 올해 10월부터 재연 무대에 올랐다. 대규모 출연진이나 오케스트라 없이 단 세 명의 배우와 피아노 한 대로 구성됐지만 무대를 가득 채우는 탄탄한 연출과 연기, 가난한 문인과 기생의 절절한 사랑이라는 우리의 정서를 자극하는 요소가 관객을 끌어들인 것이다. 같은 경로로 발굴된 '어쩌면 해피엔딩'은 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버림 받은 구형로봇을 통해 사랑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독특한 소재와 스토리라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뒤 추가 앵콜공연이 티켓 오픈 5분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창작 뮤지컬이라고 해서 단촐한 구성과 소규모 무대만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과거에는 '라이선스 뮤지컬 VS. 창작 뮤지컬'이 '골리앗 VS. 다윗'으로 비유되던 때가 있었다. 라이선스 뮤지컬은 해외에서 이미 시행착오를 거쳐 흥행성을 검증받은 대작들이 대부분이지만 아직 경험을 쌓아가는 단계에 있는 창작 뮤지컬은 위험부담과 비용 문제 때문에 대규모 공연을 시도하기가 어렵기 때문. 하지만 최근 대형 제작사의 자본과 인프라가 투입된 작품도 점차 등장하고 있다. '서편제' '햄릿:얼라이브' '광화문 연가' '벤허' '모래시계'가 그 예다.

이제 더 이상 "브로드웨이에서 온 거래"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과거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에 열광하던 관객들의 시야에 창작 뮤지컬이라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들어온 것이다. 원종원 뮤지컬 평론가(순천향대 교수)는 "해외 유명 작품들로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경험한 관객들이 이제 우리 가치관과 경험을 반영한 작품들을 찾는 것이다"며 "문화산업 시장에서 콘텐츠를 받아들이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다"고 설명했다. 또 인형근 EMK컴퍼니 이사는 "관객은 작품을 선택할 때 그것이 창작인지 라이선스인지 구분하지 않는다. 다만 어떤 작품이 더 재미있고 기대되는지가 기준이다"며 "창작 뮤지컬이 라이선스 뮤지컬과 동일선상에서 경쟁력을 갖춘 옵션으로 부상했다는 것은 그만큼 창작 작품의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창작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마타하리'/사진제공=HJ컬처, EMK컴퍼니.
(왼쪽부터) 창작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마타하리'/사진제공=HJ컬처, EMK컴퍼니.

◇ 해외로 뻗는 창작 뮤지컬…라이선스 '수입'에서 '수출'로

창작 뮤지컬의 도약은 국내 시장에서만이 아니다. 더욱 눈 여겨 볼 부분은 해외 수출이다. 올해 1월 1000석 이상의 대극장 수출 첫 신호탄을 쏘아올린 '프랑켄슈타인'은 일본 무대에서 호응에 힘입어 내년에도 재연에 나선다. 지난해 초연한 '마타하리'는 일본에 라이선스를 수출해 내년 1월 1800석 규모의 오사카 우메다 예술극장과 1400석 규모의 도쿄국제포럼 무대에서 관객을 만난다.

앞서 2015년 첫 선을 보인 창작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지난해 9월 일본 라이선스 공연에 이어 올해 9~10월 중국 상하이 무대에 올라 호평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이달 17일까지 상하이에서 재연을 진행했다. 또 2005년 초연 이후 12년째 국내 소극장 뮤지컬의 자존심을 지켜온 '빨래'는 지난 6~7월 중국 베이징에서 성공적으로 라이선스 공연을 마쳤다. 무대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확장돼, 푸치니의 오페라를 각색해 만든 '투란도트'가 유럽에 라이선스를 수출했다. 슬로바키아 국립극장인 노바 스체나 극장을 비롯해 체코와 헝가리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추진할 예정이다.

창작 뮤지컬이 해외 무대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보편적인 소재다. 과거처럼 우리 것만을 고집하려고 하지 않고 해외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소재를 고민한 것. '프랑켄슈타인' '마타하리' '빈센트 반 고흐' '투란도트' 등이 모두 그렇다. 제작자들도 애초에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고 외국의 음악감독, 연출자들과 협업하기도 한다.

원종원 뮤지컬 평론가(순천향대 교수)는 "과거에는 '우리 것이 좋은 것이다'는 식의 한국적인 것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우리 문화가 소수문화이다 보니 그런 식으로는 해외 진출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외국인들이 익숙한 내용을 한국적 가치로 재해석하는 방향으로 영리하게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처럼 단발성 이벤트로 해외 무대에 가서 공연을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라이선스를 수출하는 진짜 실험이 본격화된 것이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12월 15일 (17:33)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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