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투자 내년 반등 전망…시장 기대감 솔솔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자료=국제반도체재료장비협회(SEMI)

반도체 시황의 선행지표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300㎜ 웨이퍼 반도체 제조장비 투자 규모가 내년부터 회복세를 타면서 2021년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300㎜ 팹(제조공장) 장비 투자액이 올해 450억달러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100억달러가량 줄었다가 내년 480억달러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장비협회는 2021년 300㎜ 팹 장비 투자가 크게 늘면서 사상 처음으로 6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2023년에도 다시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300㎜ 웨이퍼 팹은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와 SK하이닉스 (189,900원 ▼3,100 -1.61%) 등이 메모리반도체 등을 만드는 주력 생산라인이다.

300㎜ 팹 장비 투자 증가세는 메모리·로직·전력 반도체와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가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는 한국이 최대 투자를 할 것으로 반도체장비협회는 예상했다.

반도체장비협회 관계자는 "300㎜ 팹과 라인이 올해 136개에서 2023년 172개로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현재 투자 가능성이 낮은 팹과 라인까지 더하면 2023년 200개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내년을 기점으로 장비투자 재시동 전망이 나오는 것은 반도체 시황이 올해와는 다를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들어 시장 재고가 해소되고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재개되면 수요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반기 들어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주춤한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고정거래가격(PC용 DDR4 8Gb 기준)은 지난 8월 평균 2.94달러로 올 들어 처음으로 하락세를 멈췄다.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128Gb MLC 기준)은 지난해 12월 4.66달러에서 올 6월 3.93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7월 4.01달러, 8월 4.11달러로 반등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설비나 장비를 갖추는 데 1~2년이 걸리기 때문에 선행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한 장치산업"이라며 "올해 수익성과 투자계획을 얼마나 지켜내느냐가 내년 이후의 시장 판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